원자력 발전은 절대 악일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큰 불신을 불러일으켰다. 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발생한 사고는 방사능 유출의 위험과 그 후유증을 심각하게 다루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키웠다.
특히 사고 이후, 일본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원자력 발전을 규제하고 원전의 비중을 줄여나갔다. 이 사고는 단순히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에너지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원자력 발전의 논의, 13년 후 변화의 시작
그리고 약 13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전력 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탈원전”의 선두에 섰던 독일은 최근 심각한 전력난으로 원자력 발전의 재개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2022년 에너지 위기를 맞이한 독일은 원전 재개를 전면 재검토하며 에너지 정책에 대한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 RE100 기업 네트워크의 출발점이었던 영국은 차세대 원전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흐름 속에서도 원자력의 역할을 다시 평가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의 에너지 전환과 "원자력 발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은 여전히 진영 논리와 정치적 입장에 의해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대선 후보들 간의 원자력 발전 논의는 또 다른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으며, 이는 정치적이고 감정적인 요소가 많이 개입된 상황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논리를 넘어서서 실질적이고 과학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원자력 발전의 역할은 필수적인 요소일 수밖에 없다.
한국의 원자력 발전, CF100과 RE100
대한민국은 오랜 기간 세계적인 원전 강국으로 인식되었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에 대한 정치적 논란이 커지면서 원전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지리적, 환경적 한계로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말이 많고, 전력 부족으로 인한 전기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한국의 원자력 발전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BWR와 다른 PWR 기술을 사용해 더 높은 안정성을 자랑한다. 이러한 기술적 안정성 덕분에 원자력 발전을 수출하는 성과도 있었지만, 여전히 사회적 논란과 정치적 부담 속에서 경쟁력의 약화가 발생했다. 특히 중국은 최근 원전 기술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확대하면서, 한국은 원전 부품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탈원전"과 RE100의 현실
대선 기간에 데이터센터 운영과 같은 전력 수요가 큰 산업에서 원전 없이 전력 공급을 유지하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24시간 가동되는 데이터센터를 원전 없이 운영하겠다는 정책과, RE100 목표를 달성하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원자력 발전을 배제한 채 상징적 개념인 RE100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는 현실적이지 않다. RE100, 데이터센터 같은 목표 설정은 좋다. 하지만 이 모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를 위한 전력 공급의 안정성과 경제적 효율성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원자력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
원자력은 절대악이 아니다. 무조건 원자력만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것도 위험하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현재 직면한 전력 문제와 미래 에너지 수급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려면,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 믹스 전략이 필요하다.
그에 따라 원전 해체 기술과 안전성 강화 등의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유럽에서 원전 복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원자력 발전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탈원전과 친환경 에너지 목표를 추구해야 하지만, 전력 수급의 안정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함께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
원자력 발전은 여전히 우리의 에너지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기술적 혁신과 안전성 강화를 위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원자력 발전의 재개나 복귀를 검토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도 원자력 발전의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후 적절히 활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