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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어플계의 애플, 스트라바(Strava)

아이라이대 2022. 5. 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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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발전하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비지니스가 시장의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틱톡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플랫폼부터, 아마존, 쇼피파이와 같은 쇼핑 플랫폼이 먼저 각자의 독자적인 카테고리를 만들어가기 시작하며 시장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이 중 운동과 관련된 어플 역시 꾸준히 세분화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미국의 운동기구 회사 노틸러스(Nautilus)도 홈트레이닝 어플과 자사 운동기구 제품을 결합하여 2020년 주식시장에서 큰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예전과 달리, 자신을 가꾸고, 건강을 유지하는게 최고의 자산이란 인식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히 박히며, 운동 어플리케이션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오늘 소개할 스트라바(Strava)는 아직 주식시장에 상장된 어플리케이션은 아니지만, 운동 어플리케이션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노틸러스(Nautilus), 펠로톤(Peloton)이 코로나가 끝나가며 성장이 둔화된 반면, 스트라바는 꾸준한 매출 및 유저 상승율을 기록하며 약 15억 달러(1조 86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투자 규모도 어마무시한데, 13년동안 무려 1억 8천만 달러 수준의 투자금을 조달했다. 이런 투자금 조달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는데, 2020년 11월에만 세콰이어 캐피탈(Sequoia Capital)을 통해 1억달러를 추가 유치하기도 했다. 얼핏 보면 나이키의 나이키런(Nike Run)과 같은 일반 운동 어플과 다를게 없어보이는데, 도대체 무엇이 스트라바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일까?

 

  1. 하버드 조정부 출신이 만든 운동 기록 어플

스트라바를 창업한 마크 게이니(Mark Gainey)와 마이클 호바스(Michael Horvath)는 하버드 대학교의 조정부 출신이다. 팀워크가 필수인 조정으로 맺어진 인연이어서 그런지, 이들은 학교를 다니며 이메일 관리 서비스 카나(KANA)를 먼저 런칭하며 승승장구 하기도 했다.

둘 다 모종의 이유로 카나를 떠난 뒤, 이들은 아이폰이 출시된 2008년 다시 의기투합하게 된다. 이들은 조정부로 활동하던 시절, 운동기록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걸 온몸으로 느꼈었다. 이들은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이상, 정확한 운동기록 측정을 통해 하나의 "운동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것이라 확신했다.

 

2009년 처음으로 시작한 스트라바는 사이클링에 포커스를 맞췄다. 지금이야 러닝부터 수영까지 거의 모든 기록측정 운동을 커버하고 있는 스트라바지만, 처음에는 특정 고객을 타겟하는 니치 마케팅(Niche Marketing) 전략을 펼친것이다.

스마트폰이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한 때였지만, 이미 나이키를 비롯한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에서 러닝 기록 측정 어플을 앞다퉈 내고 있었다. 스트라바는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적극 마케팅을 펼치는 나이키, 아디다스와 러닝이란 카테고리에서 경쟁하기보단, 사이클링이라는 특정 카테고리를 먼저 선점하고 영역을 넓혀가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창업자 마크 게이너와 마이클 호바스는 직접 싸이클링 동호회를 나가며 스트라바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러닝 대비 기록 측정 어플이 많이 없던 시장이라, 빠르게 스트라바는 자전거 동호인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더 나아가, 스트라바는 코스트코와 계약을 통해 스마트 워치에 스트라바 앱을 홍보용으로 설치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흔히 MAMiL(Middle-Aged Man in Lyca)라고 불리는, 건강을 위해 사이클링을 즐기는 중년 남성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것이다.

2. 스트라바로 운동에 재미를 더하다

세그먼트 기능, 유저들의 경쟁심을 자극하다

운동선수 출신이었던 CEO들은 스트라바를 누구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어플로 만들었다. 자전거 타면서도 쉽게 조작하여 기록 측정이 가능하도록, 앱을 열면 두세번의 탭만으로도 구동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

그리고 운동에 재미를 더하기 시작했다. 모든 기록 측정 운동은 자기와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와 비교하고 경쟁할 수 있으면 더욱 승부욕에 불타 열심히하게 된다. 마이클와 마크는 이 점에 주목해, 스트라바에 세그먼트(Segment) 기능을 추가했다.

스트라바의 세그먼트 기능은 운동 코스 설정을 통해, 해당 구간에서 다른 스트라바 이용자의 기록과 본인의 기록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직접 추가한 친구와 비교할 수도 있고, 같은 연령대, 성별대와 비교하며 자신의 운동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기록이 좋을 경우 왕관, 트로피 같은 스트라바 내에서 확인이 가능한 스티커를 준다.

별것 아닌것 같지만, 스트라바가 시작한 이 기능은 요즘 모든 운동어플에 필수적으로 들어간 기능이 되었다. 그만큼, 운동을 정기적으로 즐기는 이들에겐 이런 사소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기능이 운동을 더욱 즐겁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스트라바는 고객의 경쟁심리를 자극해 스트라바를 더욱 활용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었다. 그 결과,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스트라바에 기록되는 운동 시간은 해가 갈수록 폭발적으로 성장해나가기 시작했다. 유저들의 적극적인 운동기록 업로드가 경쟁력인 스트라바에게, 이런 폭발적인 성장은 매출 증가의 밑거름이 되었다.

 

스트라바 아트(Strava Art), SNS까지 퍼져나가는 스트라바

그리고 세그먼트 기능을 통해 형성된 커뮤니티 속 유저들은, 스트라바를 활용한 더욱 큰 재미를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GPS 추적으로 이용자의 운동경로를 빨간색 선으로 표시하는 스트라바 기능을 활용해, 유저들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스트라바 아트를 커뮤니티에 공유하기도하고, 예쁜 그림을 그리기 위한 꿀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부 유저들만의 놀이문화였는데, 이게 점점 화제가 되기 시작하며 브랜드와 콜라보도 되고, 전문적으로 스트라바 아트를 하는 인플루언서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단순 운동기록, 유저숫자에만 집착하지 않고, 말 그대로 "운동 커뮤니티"를 만들고자했던 스트라바이기에 가능했던 자연스러운 트렌드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스트라바는 2022년 현재 약 9500만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매주 4000만개 이상의 운동기록이 스트라바에 업로드 되고 있으며, 전세게 195개국에서 이 어플을 사용하고 있다. 유료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어, 성장하는 유저수만큼 매출도 꾸준히 상승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트라바의 IPO 계획은 아직 불투명하다. 아직 비지니스 수익 모델이 구체화되지 않은 탓이 큰데, 이건 "운동 커뮤니티 형성"이라는 목적에 우선 주력한다는 회사의 방침 때문이기도 하다. 스트라바는 1억명에 가까운 유저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중 대부분은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창업자인 마크 게이너와 마이클 호바스는 항상 "스트라바는 이제 시작하는 기업"이라는 뉘앙스의 인터뷰를 많이한다. 이들은 전 세계에 잠재적 스트라바 이용 고객이 7억명 이상 존재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 커뮤니티의 확장을 통해 이 모든 유저들을 차근히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이런 단계적 성장이 이뤄진다면, IPO, 비지니스 모델과 같은 복잡한 문제들은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마치 꾸준히 러닝을 하면, 나도 모르는 새 건강해지고 기록도 좋아지는것처럼 말이다.

개인적으로 걷고 뛰는걸 좋아하는 한 유저로서, 스트라바가 주식시장에 등장할 날을 매우 기대하고있다. 주식의 가장 기본은, 내가 좋아하고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는게 아니라고 하던가. 운동 커뮤니티와 팬덤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해온 스트라바라면, 믿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주식이 되지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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