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일반인 예능, 특히 연애 관련 리얼리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뭔가 굳이 그들의 감정소모를 봐야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보지도 않았다.
그러다 우연찮게, 전설과 같은 나는솔로 10기를 정주행하게 되었다. 아직도 회자되는 그대라이팅, 김치찌개 대첩 등 화려한 에피소드를 남긴 10기는 아직도 내 머릿속에 강렬히 남아있다.

그 중에서도 손성풍기를 찾던, 아니 송성풍기, 아니 손선풍기를 애타게 찾던 이 장면 개인적으론 베스트가 아니었나 싶다.
갈등이 고조되는 순간과 함께 비춰지는 너무나 훌륭한 비쥬얼의 조개구이, 그 아이러니함이 내 머릿속에 깊은 잔상처럼 남아있었다.
그리고 결국, 나는솔로 13기가 시작된 지금에서야 난 그 조개집을 방문했다. 경주 황리단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원조 석이네 조개박사가 바로 그 곳이다.

5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주차 공간은 따로 없고, 근처 공영주차장도 협소한 편이라, 미리 좀 검색해보고 가길 추천한다.

사진 속 비쥬얼부터 상당히 훌륭하다. 대표 메뉴로는 가리비구이, 모듬조개구이가 있고, 이 외에도 해삼, 멍게, 개불 등이 있는 해산물 모듬과 새우구이도 있다.

가리비와 조개 중간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더 인기가 많다는 조개모듬구이로 정했다. 된장찌개는 기본으로 나와서 밥도 한공기 살짝 추가했다.

이곳은 이렇게 자잘한 돌맹이를 깔아서 조개와 새우를 굽는 곳이다.

이 위에 된장찌개가 담긴 뚝배기도 올라간다.

본 메뉴가 나오기 전 미역, 양념장, 그리고 홍합탕이 나온다. 홍합이 상당히 실하고 국물도 훌륭하다.

칼칼하면서 후추 맛이 느껴지는 기본 홍합탕. 이것부터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조개가 구워지기 전, 돌이 올려진 화로가 이렇게 달궈지기 시작한다. 화력이 상당해서, 왜 10기 정숙이 너무 더워서 집중이 안된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덥지 않은, 오히려 살짝 바람이 차갑던 때도 화력의 위력이 느껴질 정도였느니, 정숙 누나는 더 힘드셨을듯

여하튼, 잘 달궈진 돌 위에 이렇게 큼직하고 다양한 종류의 조개들이 올려진다. 화력이 워낙 좋아서 금새 입을 벌린다.

다 알이 큼직해서, 몇개 안되보이지만 양이 상당하다.

거의 껍데기 사이즈의 조개가 안에 들어있다.

이렇게 조개가 잘 익으면, 주인 아주머니가 와서 조개를 직접 손질해주신다. 여긴 조개를 일단 1차로 굽고, 육수를 활용해 한번 더 구워서 먹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 모든걸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직접 해주신다.

그러던 와중 밥과 김치도 나왔다. 이 곳의 또 다른 특이한 점은 조개껍데기를 그릇으로 활용한다는 것. 김치가 조개껍데기에 담겨온게 신선했다.

사진이 뭔가 감성있게 나와서 한 컷. 손선풍기를 안가져온게 살짝 후회된다.

큼직한 조개들이 익어가기 시작한다.

자글자글 익는 조개. 이 큰 덩어리를 부위별로 잘 손질해주신다.

잘 익은 조개를 부위별로 잘 손질해서 불 위에 다시 올려주는 형태다. 여기에 육수, 그리고 파와 청양고추도 올라가서 맛 좋은 조개구이가 완성된다.

같이 나오는 치즈와 조개, 그리고 초장을 곁들여먹느면 더할나위 없다. 영수 아저씨가 그 갈등 속에서도 이걸 포장하려 했는지 알 수 있다.

색도 예쁘고 맛도 좋은 조개구이 한상차림이다. 된장찌개에도 조개 부위 몇개를 넣어주셔서, 바다의 맛이
더해진다.

조개 부위별로 손질되어 다시 구워지다보니, 뭔가 원하능 식감별로 골라먹을 수 있어 좋다.

실한 조개와 잘 녹은 치즈, 그리고 양파가 곁들여진 간장소스를 함께 더해 먹다보니 왜 여기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한지 이해가 된다.

마지막으로 3천원에 즐길 수 있는 라면까지 한그릇 먹고 기분좋게 집에 왔다. 라면은 사실 분식집 맛인데, 원래 이런 거한 한상 후에는 남이 끓여준 라면이 제일 맛있다.
여하튼, 10기 영수, 정숙의 갈등의 장소이자 경주 조개맛집으로 유명한 원조 석이네 조개박사 방문 후기였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