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강남권의 3대장 중 한 곳인 송파구는, 대한민국 전국 구 단위 행정구역 중 유일하게 60만이 넘는 인구수를 자랑하는 인구 밀집지역이다.
그만큼 지하철 2호선 잠실역, 8호선 몽촌토성역, 9호선 한성백제역, 5호선 방이역, 올림픽공원역 등 서울의 왠만한 지하철 호선은 다 지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구, 그리고 그만큼 유동인구도 많은 곳인지라, 이곳엔 나름의 관광명소(?)라고 불릴만한곳도 제법 많은 편이다. 특히 롯데월드, 롯데타워 등 롯데가 제공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소비시설이 몰려있는곳이 송파구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전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있는 배달의민족의 우아한 형제들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이 잠실에 자리를 잡고있기도 하다.
그 외에도 이제 각종 페스티벌 준비를 하고 있는 올림픽 공원, 그리고 젊은 층의 데이트코스로 빠지지 않는 송리단길과 방이 먹자골목도 있다. 그리고 가장 스테디하게, 오랜기간 사랑받은 "벚꽃 맛집" 석촌호수도 있다.

언제나 블로그 쓸거리를 고민하는 난,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위치적으로도, 조경적으로도 굉장히 밸런스가 좋은 이 석촌호수는 과연 인공호수일까, 아니면 자연호수를 정비한 것일까? 답은 바로 "석촌호수는 인공호수"이다.
을축년 대홍수, 한강의 본류를 바꾸다
지금의 석촌호수가 생기기 전, 이곳은 원래 한강의 두갈래 물 흐름중 하나인 송파강이 흐르는 지역이었다. 지하철 역 명인 "송파나루"도 송파강이 흐르던 시절의 흔적이 남아있는 명칭이기도 하다.
심지어 송파강은, 다른 한강의 흐름인 신천강보다 유량이 풍부한 지역이었다. 실제로 조선시대에는 송파강, 즉 석촌호수 자리가 배가 정박하기 좋아 원주, 춘천, 단양 등 전국 각지의 물자들이 이곳으로 집결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서울 강남일대 물류의 중심이 바로 석촌호수, 송파강 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영원한건 없었다. 안그래도 자연적 영향으로 유량이 신천강 쪽으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던 중, 을축년 대홍수가 발생한다. 일제강점기였던 1925년 여름, 네차례에 걸쳐 대규모로 일어난 홍수가 바로 "을축년 대홍수"인데, 이 홍수를 통해 가장 피해를 본게 바로 송파강 유역이었다.
홍수를 겪으며 한때 전국 물류의 집결지였던 송파나루와 송파시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대신, 모든 물류와 상업은 신천강을 중심으로 다시금 재정비되기 시작했다. 1960년까진 그래도 미약한 유량을 유지해오던 송파강이, 인공호수가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1970년, 잠실 개발과 함께 인공호수가 된 송파강
결국, 1970년 잠실이 본격적이로 개발되기 시작하며, 지류로 명맥을 유지하던 송파강은 완전히 매립되었고, 현재의 석촌호수 부지만 인공호수로 살아남게 되었다. 매립이 마무리되고, 그냥 물만 있던 호수였던 시절의 석촌호수는 지금과 새삼 다른 모습이었다고 전해진다.
아저씨들이 낚시를 하기도하고, 밤이 되면 야시장이 열리고 야바위 꾼들도 성행했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간간히 사망사고도 나고, 그래서 지금처럼 높은 펜스도 생기기도 했었다고. 여하튼, 이런 모습들은 롯데월드가 개장하고, 송파구도 시민들의 휴식처로 석촌호수를 개발하기 시작하며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봄이 되면 벚꽃 명소, 그리고 평소엔 송파구민들의 삶과 휴식이 터전이 된 석촌호수의 알면 딱히 쓸데는 없는 지식에 대해 정리해봤다.
추가로 더 쓸데없는 지식을 덧붙이자면, 석촌호수 동호, 서호를 한바퀴 돌면 약 2.5km다. 두바퀴 뛰면 딱 5키로 채울 수 있는 아주 가늠하기 좋은 호수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