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헤서웨이, 지난 4월 30일 3년만에 대면 주총 진행
92세의 워렌 버핏, 여전한 투자 철학과 존재감 과시
"비트코인 25달러에도 구매 안해" 비트코인 향한 여전한 불신 드러내
지난 4월 30일, 미국 네브라스카(Nebraska)의 작은 도시 오마하(Omaha)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인구수 50만명의 이 작은 도시는 매년 봄만 되면 숙박료가 2배 이상 폭등하곤 하는데, 이유는 바로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 덕분이다.
워렌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는 팬데믹 이전, 매년 봄만 되면 사흘간 연례 총회를 열곤 했다. 이 기간만 되면, 미국, 아니 전 세계의 모든 주식 좀 한다는(?) 거물급 투자자들이 오마하로 몰려들곤 했다. 버핏 덕분에 오마하의 숙박업소들이 1년 먹고산다는 농담이 돌 정도로, 매년 열기는 뜨거웠다.
사흘간의 주총 중 가장 하이라이트는,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 (Charlie Munger)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 진행하는 질의응답 시간이다. 이 질의응답을 통해, 버핏과 멍거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전반적인 사업 현황 뿐만 아니라 시장을 바라보는 본인들의 시각을 확실하게 전달하곤 했다.
투자계의 리빙 레전드인 워렌 버핏, 그리고 그의 영원한 동반자인 찰리 멍거가 시장을 바라보는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건, 시장 투자자들에겐 황금과 같은 기회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간 대면 주총이 열리지 못했기에, 이번 주주총회는 열기가 더더욱 뜨거웠다.
건재함을 과시한 버핏, 그리고 버크셔 해서웨이
2021년, 버핏은 비트코인에 대한 특유의 부정적 시각, 그리고 역대급 호황을 누린 시장 덕에 다소 평가절하되기도 했다. 매년 나오는 "버핏은 이제 한물 간 투자자"라는 의견이 다시금 고개를 들기도 했고, 비트코인의 열렬한 지지자들에게 조롱받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는 다시금 재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들어 13% 이상 하락한 S&P500를 비웃기라도 하듯, 버크셔 해서웨이는 고고하게 7% 이상 상승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버핏은 이런 현재의 상황을 두고, "위기이지만 역설적으로 기회"라고 평가했다.
버핏은 지난 팬데믹 기간동안의 주식시장을 "도박장과 같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투자가 아닌, 투기가 되어버린 시장이 터무니없게 느껴졌다라는 의견과 함께, 역설적으로 "투기를 한 투자자들 때문에 생긴 변동성 덕분에, 저평가 가치주를 찾기에 적합했던 시기"가 되었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실제로 버핏은 최근까지도 보험사 인수 등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인수한 블리자드 액티비젼(Blizzard Activision)의 지분의 늘려나가고 있기도 하다.
최선의 방어는 "내가 아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
또한, 워렌 버핏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인플레이션 상황 속 투자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오랜기간 투자해왔던 가이코(Geico) 자동차 보험회사의 적자를 예시로 들며 인플레이션과 최근의 국제 정세를 대하는 투자 방법에 대한 언급도 했다. 가이코는 지난 1분기, 중고차와 부품값 급등으로 보험손실 청구액이 급등하며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반도체 수급 문제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버핏 회장은 이런 시장 외적 요소의 변동성이 클 때는 "내가 아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알지도 못하는 주식에 투기성으로 투자하는것 보다는, 확실한 지식이 있는 회사와 주식에 대한 지분을 늘리며 변동성을 대비해야한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
그리고 버핏은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는 "아는 주식에 투자하는게 최선"이라고 밝힌 앞선 코멘트와도 어느정도 맥락이 통하는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25달러에 전세계 모든 비트코인을 살 수 있어도, 사지 않겠다"라는 발언까지 하며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강하게 어필하기도 했다.
버핏은 그간 여러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꾸준히 어필해왔다. 혹자는 그가 비트코인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말을 하는것이라고 평하기도 하는데... 맞다. 버핏은 비트코인에 대해 모르고, 그렇기에 투자에 회의적인 의견을 나타내는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버핏은 꾸준히 본인이 수익성을 분석할 수 있고, 현금의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하며 부를 만들어왔다. 그런 그에겐, 비트코인은 아직까진 불확실성이 너무나도 많은 투자종목으로 보일 것이다. 당장 차트만 봐도, 몇십년간 우량주에 투자해온 버핏에겐 회의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물론 90세가 넘은 버핏이 이해하기엔 비트코인의 잠재력이 너무나 무궁무진한 것일 수 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투자는 양 극단을 잘 수렴하고 최선의 방법을 택하는게 베스트라고 보기에, 이번 버핏의 코멘트들을 다시 한번 곱씹어본다. 포스팅을 마무리하고, 비트코인 차트 한번 확인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