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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라시오 모델(Thrasio Model), 커머스 시장의 방향을 제시하다

아이라이대 2022. 4. 25.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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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직장인들 사이에는 "N잡러"라는 단어가 핫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치솟는 물가와 부동산 가격 덕에, 직장인들이 월급 외의 제 2, 제 3의 수입원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발 빠르게 움직였던 선구자들은 책, 혹은 유튜브를 통해 자신들의 성공 노하우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이들 중 어떤 이는 종잣돈을 마련해 낡은 건물을 매수하여 월세 수익을 얻기도 했고, 어떤 이는 전혀 새로운 카테고리에 투자하여 대박이 나기도 했다. 이런 다양한 성공사례 중, 직장인들의 눈을 가장 사로잡은건 바로 "스마트스토어"였다.

 

국내 최대 인터넷 플랫폼인 네이버가 제공하는 쇼핑 서비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간단한 등록절차를 통해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거래의 장이었다. 부지런한 직장인들은 빠르게 아이템을 물색했고, 대박이 난 이들이 속속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명 유튜버인 신사임당도 스마트스토어 성공담을 유튜브에서 풀어내며, 인플루언서로 거듭나기도 했다.

몇년이 지난 지금, 초창기만큼 많은 사람들은 아니지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여전히 더 큰 꿈을 꾸는 N잡러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스마트스토어 운영자들의 꿈의 무대이자 메이져리그인, "아마존 셀러" 진출을 꿈꾼다.

제목은 스라시오를 써놓고, 갑자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아마존 셀러를 이야기한 이유는 보다 쉽게 스라시오의 사업 모델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디테일한 포스팅에 들어가기 전에 간단히 설명하자면, 스라시오(Thrasio Holdings)는 온라인 상점을 가지고 있는 개인 사업체들을 인수하여 전문적 마케팅 전략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시키는 회사다.

예를 들면, 내가 운영중인 스마트스토어의 지분을 인수하고, 리브랜딩/재시스템화를 통해 더욱 업셀링(Upselling)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회사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마찬가지로, 1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셀러가 많은 아마존에서 스라시오의 존재는 매우 혁신적이고 창의적이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스라시오에 대해서 알아보자.

아마존의 여전사에서 따온 그 이름 "스라시오(Thrasio)"

그리스 신화 속, 여인들이 사는 왕국 아마존에는 "스라소(Thraso)"라는 용감한 여전사가 살았다고 한다. 이름 자체가 "자신감(Confidence)"를 뜻했다는 이 여전사는 아마존 신화에선 제법 상징적인 캐릭터라는데, 스라시오의 이름은 바로 여기서 나왔다.

1인 셀러들이 가득한 "아마존(Amazon)"이라는 커머스 생태계 속에서, 스라시오는 말 그대로 자신감 넘치는 브랜드 전사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시장에 등장했다.

 

2018년 야심차게 시작한 스라시오는 소규모 아마존 셀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인수작업에 착수한다. 이들은 연매출 100만달러 (11억) 이상 1000만달러(110억) 미만의 브랜드를 대상으로, 철저하게 매출, 그리고 브랜드가 가진 잠재력을 기준으로 투자대상을 찾기 시작했다.

투자 대상을 선정한 후에, 스라시오는 세전영업이익(EBIT) 기준 1.7~2배 정도의 값을 지불하고 해당 셀러의 아마존 계정을 완전히 인수한다. 그리고 마케팅, SCM 등 전문가가 다수 포진되어있는 팀을 꾸려 해당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리브랜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스라시오는 전속 계약을 맺은 유명 연예인, 인플루언서를 브랜딩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비용이 부족해 브랜딩이 안되었던, 저평가 받은 제품들을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올리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스라시오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반려동물 냄새제거 브랜드인 "앵그리 오렌지(Angry Orange)"가 있다. 인수 전 연매출 22억정도 수준이었던 앵그리 오렌지는, 스라시오가 인수한 이후 1년만에 약 8배 이상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스라시오는 앵그리 오렌지를 인수한 후, 제품을 리뉴얼하고 재고관리 시스템을 정비하며 내실을 다졌다. 그리고 스눕독(Snoop Dogg)을 비롯한 스라시오와 계약된 모델들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제품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아마존 내부에서 "아는사람은 아는 제품"정도였던 앵그리 오렌지는, 스라시오의 체계적인 마케팅과 관리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스라시오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고, 무섭기까지한건 이들이 창업 4년만에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는 점이다. 미국에선 스라시오의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더욱 무서운건, 아마존 내에는 스라시오가 다시 리브랜딩 할 수 있는 중소규모의 셀러들이 아직도 넘쳐난다. 아마존이 만들어놓은 커머스의 생태계 속에서, 스라시오가 새로운 포식자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미국에선 스라시오에게 인수당할 수 있는 셀러가 되게 해준다는 업자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개인 사업자 입장에선 스라시오에 인수만 되어도 연매출 대비 2배의 값은 받을 수 있으니, 이런 새로운 비지니스(?)까지 생성시키고 있는 것이다.

스라시오가 더욱 무서운건, 이들이 아마존 밖으로 나가서도 활동이 가능한 "커머스 전사들"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스라시오는 최근 쇼피파이(Shopify)를 비롯한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에도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4년간 워낙 폭풍처럼 커머스 쇼핑계를 휩쓴 탓인지, 세계 각국에서는 "스라시오 모델(Thrasio Model)"이라는 이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각 국의 커머스 플랫폼 내에서 잠재력 넘치는 브랜드를 인수하고 브랜딩하려는 업체들이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클락 마사지기 등 미디어 커머스로 재미를 봤던 에코마케팅이 스라시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스라시오 모델은 이커머스(E Commerce)가 주류가 된 현대 사회에서 꽤 혁신적인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아는 사람만 아는, 네이버에 검색해도 그렇게 많이 안나오는 개념이기에, 좀 더 심도깊게 공부하며 트렌드를 따라갈 필요가 있을것으로 보인다. 모든 투자가 그렇지만, 모두가 알게되면 그땐 이미 늦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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