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사자에상 :: 일본에선 월요병을 뭐라고 부를까?

아이라이대 2023. 8. 2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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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애니메이션의 왕국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포켓몬스터>부터, 수 십년간 사랑을 받고있는 <도라에몽>, <짱구는 못말려>까지. 만화는 보지 않았어도 대표 캐릭터를 금새 떠올릴 수 있는 히트작들이 많다.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이라고 무조건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건 아니다. 일본 내에선 상당한 인지도와 함께 "국민 애니메이션"으로 불리지만, 이상하게도 글로벌 인지도는 전혀 없는 작품들도 존재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게 바로 오늘 포스팅할 <사자에상 (サザエさん)>이 아닐까 싶다.

1946년부터 지금까지, 신문연재 만화의 신화

 

사자에상, 한국어론 사자에 씨라고 해석되는 이 만화는 1946년 일본의 한 지방신문에서 시작된 4컷 만화다. 후쿠오카의 지방신문 "석간 후쿠니치"의 한 지면에서 연재되던 만화인데, 당시 큰 인기를 얻어서 1951년엔 더 큰 신문사인 "아사히 신문"에서 20년 넘게 연재되기도 했다.

 

초반에는 1950년대 사회상을 반영한 전쟁, 배급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면, 그 이후로는 신문에 연재되는 만화답게 사회풍자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게 된다. 이 후, 인기가 점점 올라가며 단행본도 출간되고 애니메이션 시리즈까지 나오며 총 8600만부 이상 판매된 일본 신문연재 만화의 신화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한국에 개그콘서트가 있다면, 일본에는 사자에상이 있다

1969년, 처음으로 애니메이션화가 진행된 후 사자에상은 항상 시청률 순위권에 드는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현재까지 방영된 에피소드만 7500화가 넘는다고 하니, 인기가 얼마나 꾸준하고 대단했는지를 숫자로 체감할 수 있다.

 

재밌는건, 일본에서도 사자에상이 "월요병"을 상징하는 단어로 쓰이기도 한다는 점이다. 사자에상은 매주 일요일 저녁 6시 30분에 방영중인데, 에피소드가 다 끝나면 다음날 학교나 회사를 가야한다는 생각에 모두가 우울해진다는 뜻에서 쓰인다고. 마치 한국에서 한 때 개그콘서트 엔딩 음악이 나오면 모두가 힘들어했던 것과 비슷한 결이다.

수출보단 내수, 저작권에 엄격한 사자에상

 

이렇게 대단한 애니메이션이지만, 사자에상은 해외로 수출되고 있지 않다. 애초에 만화 자체가 일본의 전통가정과 사회상을 표현한다는 한계점이 있기도 하지만, 사자에상 프로덕션 팀 자체가 해외 수출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500화 이상 상영된 일본 애니메이션 중, 해외 수출이력이 전무한 작품은 사자에상이 유일하기도 하다.

 

이처럼 일본 시청자만 공략하는 사자에상은, 저작권에 까다롭기로도 유명하다. 어느정도냐면, 일본에선 사자에상을 "일본의 디즈니"라고 부를 정도라고. 디즈니가 저작권에 무자비할 정도로 예민한걸 고려하면, 사자에상 역시 어마무시하다는걸 추측할 수 있다.

일본어를 공부한다면 추천할만한 애니메이션

 

워낙 오래된 만화이고 내수에 특화되어서인지,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자에상>은 언어 공부에 좋은 자료로 추천된다고 한다. 일본의 전통 가정상을 그리는 만화답게, 신조어나 밈 없이 정말 정직하고 표준 발음으로만 대사들이 구성되어있다고.

 

일본어를 공부하기도 했던지라, 나도 이번 기회에 한번 보고 공부를 해보아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던 애니메이션이다. 축구선수 손흥민이 스펀지밥을 보고 독일어를 공부했다는것처럼, 잘 짜여진 애니메이션은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기 참 좋은 재료다.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사자에상>을 보며 한번 다시 일본어 공부 좀 더 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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