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미국 저비용 항공사, 퍼시픽 사우스웨스트 항공

아이라이대 2025. 5. 13.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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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차대전 이후, 미국은 유례 없는 호황을 맞이하게 된다. 유럽 국가들과 달리, 본토의 피해가 거의 없었던 미국은 막대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세계의 패권을 잡아갔다. 그리고 이 속에서,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많은 항공사들이 탄생하고 합병되곤 했다.

 

퍼시픽 사우스웨스트 항공 (Pacific Southwest Airlines, PSA)는 2차대전 후 탄생한 항공사 중, 저가항공으로 나름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곳이다. 비록 1988년 US에어에 합병되며 사라졌지만, 여전히 미국에는 PSA를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퍼시픽 사우스웨스트 항공에 대해 포스팅을 해볼까 한다.


비행훈련학교에서 저가 항공사로

 

퍼시픽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창업자 켄 프리드킨은, 세계 2차대전이 끝난 후 미국에서 비행훈련학교를 운영하며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전쟁 직후 미국에서는 비행 훈련에 대한 수요가 컸고, 그 덕에 켄 프리드킨은 큰 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1948년 무렵 비행훈련학교의 인기가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프리드킨은 또 다른 돈 벌 방법을 궁리했고, 본인의 이름을 딴 "프리드킨 항공"을 설립했다.

프리드킨 항공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의 샌디에고와 엘 센트로를 잇는 노선을 시작점으로 삼았다. 하지만 프리드킨의 항공 사업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그들의 첫 고객이었던 "앤디"라는 사람이, 비행기 값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차를 미끄러뜨려 자살하는 일이 발생한다.

 

첫 고객의 자살, 그리고 가격 경쟁력의 한계를 느낀 프리드킨은 결국 사업을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하여, 퍼시픽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창립한다.


가격 경쟁력의 저가 항공사, 그리고 사업의 확장

 

프리드킨은 퍼시픽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이용료를 크게 낮추었다. 핵심 노선이던 샌프란시스코 - 오클랜드 노선의 가격을 약 9달러 수준으로 낮추었다. 당시 미국 국내선 항공료 평균이 30달러 수준이었던걸 고려하면 가히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프리드킨은 10~15마일 수준의 단거리 노선을 중점적으로 확보하고, 비행기의 회전 효율을 높히는 전략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그는 "항공은 부유층만의 교통수단"이라는 인식을 깨고, 보다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높히며 시장을 장악해나갔다.


전성기, 그리고 대격변 속 기억의 저편으로

 

1) 짧은 전성기, 그리고 마케팅

 

1962년, 퍼시픽 사우스이스트 에어라인의 아버지 프리드킨이 사망한다. 하지만 60~80년대, 이들은 더더욱 사업 영역을 넓혀가며 전성기를 맞이한다.

 

60년대 신규 B727, DC-9 항공기를 주문하고, 샌디에고까지 확장하며 더 큰 기회를 노린다. 그리고 화려한 색감의 로고와, 그에 걸맞는 승무원 유니폼으로 적극 마케팅을 펼치며 저가 항공사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1980년대 항공업계 격변의 시대가 도래하며, 퍼시픽 사우스이스트 에어라인은 위기를 맞이한다.

2) 규제의 완화, 그리고 심화된 경쟁

 

1978년, 미국 정부는 항공규제철폐법을 발효한다. 법안의 주요 골자는 요금 및 노선의 자유화였고, 이는 더 많은 신규항공사와 가격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PSA는 해당 법안 발효 전, 캘리포니아 내 노선만 운영하며 연방규제를 피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노선을 운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쟁이 전국구 단위로 심화되며, 더 이상 캘리포니아 내에서만 저렴한 노선을 운영하는 것은 답이 될 수 없었다. 변화가 필요해진 것이다.

3) 변화를 노리지만 실패한 PSA

 

PSA는 격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파산한 브래니프 항공의 달라스 노선을 공략하려 했다. 이를 위해 신규 조종사 채용 및 항공기 인수를 추진했지만 실패하고, PSA는 천천히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결국, PSA는 1988년 US에어에 합병되며 약 30년의 짧은 역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US에어는 PSA 인수를 통해 빠르게 서부 노선을 확보하며 시장을 장악했지만, 이들 역시 2015년에 부실한 서비스와 나쁜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아메리칸 에어라인에 합병된다.


한때 일반 항공의 절반 가격으로 "항공은 부유층만의 것이 아니다"라는걸 증명했던 퍼시픽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 그들은 1960년대 항공규제 시대 속 로컬 영웅이었지만, 규제가 사라지자 더 이상 "착한 가격"만으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없었다.

 

혁신적인 가격, 그리고 서비스는 일시적은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시장경제 속 보다 확실한 경쟁력을 위해서는 확실한 시스템화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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