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최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의 매출이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2018년부터 5년간 연평균 약 15.6%의 성장률을 만들어온 셈인데, 삼성전자 정도의 규모의 기업이 이정도 매출 성장세를 만든것 자체가 상당히 주목할만 하다.
특히 최근에는 파운드리 최신 공정인 4나노(nm, 10억분의 1m) 공정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며, 새로운 수요 창출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4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서비스를 시작기도 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기술개발 덕분에, 최근에는 AMD와 퀄컴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기존 거래처인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대신 삼성전자에 4나노 공정기반 신제품 생산을 삼성에 맡긴다는 루머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근데 도대체 "파운드리"가 뭐야?
"국민 주식"이라는 소리도 듣는 삼성전자이기에, 이러한 파운드리 매출의 상승세는 투자자들의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다 좋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된다는건 투자자들에게도, 대한민국의 경제에도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근데, 도대체 파운드리는 어떤 산업일까?
삼성전자는 거대한 회사다. 가전제품부터 스마트폰과 같은 완제품부터, 반도체 같은 부속품까지 다양한 전자 기술 기반 제품을 만들어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삼성이 만들어내는 갤럭시 시리즈와 비스포크 제품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반도체 산업에 대한 디테일은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러한 소비자이자 투자자 중 한명이었다. 그래서, 한번 날 잡고 삼성전자가 그렇게 잘한다는 반도체와 그 공정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간단하게라도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파운드리 vs 팹리스
반도체 공정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파운드리와 팹리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둘을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은 "설계'를 하느냐 마느냐다.
- 파운드리: 반도체 디자인 회사에서 제공하는 설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회사
- 팹리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장비와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
반도체 파운드리는 반도체 디자인 회사에서 제공하는 설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회사다. 이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반도체 생산 전용 공장을 운영하며, 대부분의 전자 제품에서 사용되는 마이크로칩을 생산합니다. 주요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로는 TSMC, 삼성전자, 인텔 등이 있다.
반면에 팹리스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장비와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다. 이 회사들은 주로 반도체 생산 장비, 화학 소재,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등을 제공한다. 팹리스 회사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반도체 생산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주요 팹리스 회사로는 ASML, 램 리서치, 키셋 등이 있다.
삼성전자의 주요 경쟁사가 대만의 TSMC로 분류되는것도 이들이 대표적인 "파운드리" 회사이기 때문이다. TSMC는 22년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56%를 차지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약 17% 수준의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늦게 TSMC보다 파운드리 시장에 진입한걸 고려하면 상당한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삼성전자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투자는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이지만,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만큼 실적 개선의 여지는 매우 커보인다. 개인적으로 삼성전자가 박스권에 갇힌 주가 추이를 보임에도, 한번 저점이라고 생각하고 투자를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는 큰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조금만 관점을 다르게보면 이미 50% 이상의 독과점 체제를 보이는 TSMC의 독주체제를 삼성전자가 뒤집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시장을 뒤집는건,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도전이다. 그간 우리는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사업체들이 얼마나 시장을 쉽게 리드해나가고, 조리해나가는지 목격해왔기 때문이다.
결론은, 애매모호하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여전히 기대를 불러오는 매력적인 소재이지만, 2인자의 기대이상 실적이 주가에 어느정도 영향을 줄지는 잘 모르겠다. 대한민국이란 작은 학교에서 전교1등을 놓치지 않았던 삼성전자이기에, 글로벌 2등이란 성적표는 그닥 주식시장에서 매력적이지 않게 보이는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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