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밥은 특유의 냄새때문에 살짝 호불호가 갈리도 하는 음식이지만, 개인적으론 소울푸드라고 말할 수 있을정도로 좋아한다.
뜨끈하면서 얼큰한 국물과 쫄깃한 식감의 순대는 글을 쓰는 지금도 침이 고일정도로 훌륭한 조합이다.
선릉역 번화가 골목 한켠에 위치한 농민백암순대 본점은 감히 내가 "서울에서 순대국밥 가장 잘하는 집"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물론 다른 맛 좋은 순대국밥집도 많지만, 이 곳만의 묵직한 국물과 맛은 뭔가 특별한게 있다.
식사시간에는 웨이팅이 제법 긴 편이라, 먹기위해선 어느정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방문한 날도 20분정도 기다리다가 자리를 안내받았을 정도.
기본 상차림은 깍두기, 양파와 고추, 그리고 부추가 전부다. 조촐해보일 수 있지만 국밥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순대국밥 2개를 주문했다. 아직도 국밥 한그릇이 만원이란건 적응이 안되지만, 강남 근처의 살인적 물가와 백암농민순대의 인기를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K-패스트푸드답게 주문하고 5분도 안되어 팔팔 끓는 국밥이 나왔다.
농민백암순대의 특징은 국물이 상당히 무겁고 진하다는 것이다. 가벼운 맛을 좋아한다면 살짝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묵직한 맛이 특징이다.
그만큼 흰 쌀밥과의 조합도 잘 맞는다. 진한 국물의 맛을 잔뜩 머금는 쌀밥을 한 숟갈 먹으면, 속도 마음도 든든해지는 느낌이 든다.
부추 다대기, 들깨가루를 잔뜩 넣고, 매운것도 잘 먹는다면 테이블마다 있는 청양고추도 취향껏 넣어주면 된다.
일반 순대국에는 보통 3개정도 순대가 들어있다. 살짝 야박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다른 돼지부속고기가 국밥에 푸짐하게 들어있어 서운함도 금새 사그러든다.
부추 다대기의 숨이 죽고, 국물과 부속고기의 맛을 즐겼다면 이제 밥을 넣을 때가 되었다.
요즘 탄수화물을 줄여보려 하고 있는데, 순대국밥만큼은 참기 어렵다. 공깃밥 하나를 통째로 넣었다.
국물에 잘 말아서 먹을 준비를 한다. 뚝배기가 워낙 열 보존률이 좋아서, 뜨끈한 밥까지 넣고난 뒤에는 잘 식혀서 먹어야한다. 안그러면 입천장 다 날아간다.
들깨가루도 조금 더 섞어주고-
취향의 차이, 그리고 인성논란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는 깍두기 국물도 살짝 넣어준다. 개인적으론 김치국물 넣는거 좋아한다.
농민백암순대는 깍두기도 상당히 맛있는 편이다. 국밥은 반찬이 많이 필요없는 메뉴이긴하지만, 맛있는 김치가 곁들여지면 그 맛이 배가된다.
방문할때마다 이렇게 한뚝배기 거하게 먹고, 배 팡팡 두드리며 나오기 좋은 곳이다.
강남 근처에 가서 아직도 여길 안가봤다면,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꼭 가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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