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는 언제 방문해도 참 재밌는 곳이다. 출구가 정말 많은 종로3가역에서, 출구 하나 차이로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동네다. 특히 아재 감성이 가득한 낙원도 아구찜거리, 그리고 한 블럭 넘아가면 있는 세상 힙하고 아기자기한 익선동 한옥거리의 느낌차이는 언제 가도 새롭다.
일요일 오후 느즈막한 시간에, 이 재밌는 동네를 간만에 다시 찾았다. 어느 식당에 갈까 한참을 검색해 보다가, 아구찜거리, 한옥거리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종묘 근처의 맛집 <살롱 순라>를 발견했다.
조용하고 음식 맛에 대한 평가도 좋아서, 오래 고민할 것 없이 결정했다.
한옥을 개조한 느낌의 레스토랑이지만, 스테이크, 파스타, 피자와 같은 양식 메뉴를 메인으로 다루는 곳이다.
외국 감성의 예쁜 입간판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뭔가 아기자기한 감성이 가득한 외관. 꽃으로 너무 과하지 않게 꾸며둬서, 느낌이 좋다.
이름이 <살롱순라>인 이유는 이 근방이 "순라길"이라고 불리기 때문이다.
"순라길"은 조선시대 야간 통행금지 시간대에 근방을 순찰하던 "순라군"들이 지나다니던 길이라 유래했다고 한다.
간만에 맛집 포스팅에 쓸데없는 잡지식 섞어낸 느낌.
다행히 웨이팅이 없어서 바로 착석했는데, 운 좋게 창가쪽 자리로 안내받았다.
물병도 와인병처럼 예뻐서 먼저 한 컷 남겼다.
한옥을 개조한 레스토랑답게, 옛 감성이 여기저기 묻어있었다. 개인적으로 한옥의 이런 따스한 느낌을 정말 좋아한다.
냅킨에 그려진 <살롱순라>의 로고를 보며, 새삼 네이밍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외래어 같지 않은 외래어의 느낌, 그리고 발음이 주는 부드러움이 좋다고 생각했음.
주문한 파스타가 먼저 등장했다.
입맛 까다로운 동행자가 계속 맛있다를 연발하신걸 보면, 파스타 맛이 제법 괜찮은 곳인게 분명하다.
소스 맛도 밸런스가 좋았고,면도 잘 익어서 흠 잡을게 없는 느낌이랄까. 나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함께 주문한 스테이크. 개인적으로 이런 레스토랑에선 "스테이크를 얼마나 잘 굽냐"가 맛의 척도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스테이크는 굽는 사람의 노하우와 소스, 가니쉬 등 여러 궁합이 잘 맞아야 진짜 맛있어 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곳의 스테이크는 이런 밸런스가 상당히 잘 맞았다. 곁들여서 나온 버섯, 토마토, 마늘도 모든게 적당했고, 가장 중요한 스테이크 역시 잘 구워져서 호불호 없이 먹기 좋았다.
익선동, 종로3가에서 분위기 좋고 음식이 맛있는 식당을 찾는다면, <살롱순라>는 분명히 추천할만한 곳이다. 밥 먹고 종묘나 근방을 산책하기도 더할 나위 없으니, 날이 무더워지기 전 종로 나들이 떠나보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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