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러시아 쿠테타 :: 최악은 면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푸틴의 리더쉽

아이라이대 2023. 6. 29.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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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는 참 어렵고 복잡하다.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던 당시만 해도, 세계 여론은 전쟁이 길어야 한달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결사 항전에 러시아군이 크게 고전하면서, 전쟁은 2년 넘게 장기화 되었다.

 

전쟁의 장기화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적극적 정치적, 경제적 제재조치를 단행했다. 코카콜라, 맥도날드 등 글로벌 기업들은 러시아에서 서둘러 철수했고, 자신만만하던 푸틴의 리더쉽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푸틴은 철썩같이 믿던 오른팔 '예브고니 프리고진'이 주도한 무장 쿠테타까지 마주하게 되었다.

'예브고니 프리고진'의 쿠테타가 이렇게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유는, 프리고진이 이끌고 있는 <바그너 그룹>의 영향력 때문이다. 프리고진이 창설한 <바그너 그룹>은 민간군사기업이자 현재 러시아군의 핵심 전력으로 분류되는 용병 집단이다. 그만큼, 이들의 쿠테타는 현재 전쟁중인 러시아군에게도, 푸틴에게도 치명적이란 뜻이다.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철수한 후, 이들이 "푸틴의 축출을 노리고 있다"라는 카더라 통신까지 돌면서 국제 사회에 상당한 긴장감을 주었다. 6월 25일 틴과 프리고진의 극적인 협상이 타결되며 쿠테타 자체는 어찌저찌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한건 러시아군과 푸틴의 리더십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푸틴의 오른팔, 프리고진의 반란

 

그렇다면 푸틴의 오른팔 "예브고니 프리고진"은 도대체 왜 반란을 일으킨 것일까? 가장 주요한 사유는 푸틴의 오른팔 자리를 두고 벌어진 "파벌싸움"이다.

 

예브고니 프리고진은 2013년 바그너 그룹을 창설한 후, 푸틴의 칼로써 러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퇴역군인, 죄수, 예비역 등 용병들을 모아 이런 저런 전투 등에서 성과를 만들어낸 프리고진은, 푸틴 정권의 무장친위대 역할을 하며 확실한 위치를 확보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프리고진의 바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 최전방에서 전쟁을 수행중이었다. 그러던 중, 프리고진을 견제하던 러시아 국방부 장관 세르게이 쇼이구를 중심으로 한 군인 세력들의 내부 물밑 작업이 시작된다. 결국 이들은 바그너 그룹의 용병캠프에 미사일 발사, 지뢰 설치 등을 감행했고, 이 와중에 프리고진의 아들이 실종까지되며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최전방에 있던 바그너 그룹의 병력 전부를 철수시킨다. 그는 모스크바로 회군하며 국방부장관 "쇼이구"를 비롯한 주요 군벌세력들을 축출하겠다고 선언한다. 군사력이 상당한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군이 마주하게된다면, 또 다른 인명피해 및 희생은 불가피해보였다.

이 모든 사건을 지켜보던 푸틴은 프리고진보단 국방부의 편을 들어줬다. 러시아 검찰은 프리고진을 반란죄로 기소했고, 모스크바의 경비는 강화되었다. 거침없이 모스크바로 향하는 프리고진에게, 언론은 "그가 푸틴 정권을 무너뜨리려 간다"라는 슬로건까지 걸어줬다. 안그래도 길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흔들리는 푸틴 리더쉽에, 물리적 압박까지 가해지는 순간이었다.

어찌저찌 봉합된 갈등,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푸틴

 

서론에 잠깐 말한것처럼, 모스크바 근처에서 프리고진은 진격을 멈췄다. 푸틴과 어떻게 합의 포인트를 찾은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이들이 다시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돌아가진 않을듯 하다. 즉, 러시아군은 주요 전력인 바그너 그룹이 이탈된 상태로, 안그래도 복잡하고 어려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해야하는 것이다.

 

오른팔 프리고진을 잃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주요 병력까지 이탈한 푸틴의 꼴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손쉽게 얻을것이라 생각하고 국제사회를 등지고 전쟁을 감행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그가 얻은건 정말 아무것도 없다. 아니, 얻기는 커녕 잃은것만 세어보아도 열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다.

 

프리고진의 쿠테타는 러시아의 위기의 시작에 불과해보인다. 어느 역사를 돌아봐도, 군부세력의 파벌싸움과 쿠테타, 그리고 갈등은 위기상황의 국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진 못했다. 프리고진의 돌발행동은 러시아가 겪을 고통의 시작단계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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