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메가커피 :: 저렴한 아메리카노 만들어내는 소비의 기적

아이라이대 2023. 6. 1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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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맛있으면 돈은 술이 벌어다줘"

 

장사가 너무 잘되서 잠을 못자도 행복하다던 식당을 운영하던 내 친구가 했던 말이었다. 맞는 말인게 이 친구의 요리는 너무 맛있어서 술 한잔이 두잔되고, 세잔되는 마력이 있었다. 친구는 본인이 정말 잘하고 싶고, 좋아하는 요리를 할 수 있는 금전적 원동력이 되는게 바로 "술로 발생하는 매출"이라고 표현했다.

 

식당에서 밥만 먹어봤지 운영은 안해본 나는 이 말이 100% 정확한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건, 요즘의 요식업계 트렌드를 보면 친구의 말이 어느정돈 맞는것 같다.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 1700억 매출을 만들다.

 

맛있는 음식점의 요리가 술을 부르듯, 요즘은 저가커피들이 "카페인 리추얼"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이 1년간 소비하는 커피는 약 355잔, 전세계 평균치 대비 약 2.7배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과 커피는 김치와 마늘만큼이나 떼어놓기 어려운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프랜차이즈 카페업계의 변화도 다이내믹했다. 1999년 스타벅스가 카페문화를 처음으로 소개한 후, 한동안은 커피는 "고급스러운 사치문화"로 여겨졌다. 실제로 당시에는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와 짜장면 가격을 비교하는 뉴스기사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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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약 2~3년 후, 카페 문화에 변곡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카페 삼대장이라 불리는 스타벅스, 투썸, 할리스보다 최소 30% 싼 가격의 카페 메뉴를 선보이는 "이디야 커피"가 등장한 것이다.

 

이디야는 저렴한 가격 대비 좋은 퀄리티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그리고 이디야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와닿지 않기 시작한 순간, 메가커피를 필두로한 천원대 저가 브랜드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도대체 어떻게 돈을 버나 싶을만큼 저렴했던 커피 브랜드들은 서서히 시장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순간 1,000억 이상의 매출과 2,000개 이상의 매장을 거느린 거대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 했다.

아메리카노부터 퐁크러쉬까지, 추가 매출을 만드는 힘

 

메가커피의 2022년 매출은 1748억원이고, 영업이익은 약 300억원 수준이다. 단순 매출만 보면 투썸플레이스의 4200억원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투썸의 200억 수준보다 훨씬 높다. 즉, 저가의 박리다매 전략을 취하는듯한 메가커피가 거대기업인 투썸플레이스보다 "더 많이 남겨먹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메가커피가 단순 "박리다매" 전략만 취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메가커피는 1500원이란 저렴한 아메리카노로 손님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퐁크러쉬, 스모어쿠키프레파 등 4000원대의 재미있고 신박한 메뉴들로 소비자들을 재차 유혹한다. 특히 이런 메뉴들은 10대~20대 사이에서 인기가 좋기에, 메가커피는 보다 젊고 통통튀는 이미지도 소구할 수 있게 된다.

1500원 아메리카노를 사러 왔던 소비자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4000원대의 메가커피 시그니쳐 메뉴들을 주문하며 객단가는 확 올라간다. 여기에 최근 선보인 춘천 감자빵과 같은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베이커리 메뉴까지 주문한다면, 다른 프랜차이즈에서 결제하는 금액과 비슷한 수준의 총액이 나온다.

 

마치 식당의 음식이 맛있으면 자연스레 손님이 몰리고, 주류를 통한 추가 매출이 창출되는것과 같은 흐름이 아닐까 싶다. 메가커피는 고객들의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잘 활용하여,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낮은 폐업률과 손흥민, 메가커피를 주목하는 이유

 

최근 3년사이 메가커피의 가맹점 숫자는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리고 월드클래스 축구선수인 손흥민까지 모델로 기용하며,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카페베네의 몸집불리기 실패 사례를 알고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급격한 확장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메가커피와 카페베네는 확실히 다른 수치들을 보여주고 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에게 가장 중요하단 "폐업률" 수치부터가 결이 다르다. 메가커피의 폐점률은 약 0.7% 수준으로 경쟁업체인 이디야의 2.9%보다도 훨씬 낮다. 카페베네가 2016년 당시 약 14~15%의 폐점률을 보였던걸 생각하면, 메가커피는 프랜차이즈 운영 지표를 잘 관리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물론 다른 요소들도 많겠지만, 낮은 폐점률은 점주들의 만족도가 괜찮다는 해석도 가능한 긍정적 지표다. 여기에 저가커피 브랜드 이미지를 희석시킬 손흥민 모델 기용으로, 메가커피는 새로운 넥스트레벨을 향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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