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첫 날, 여행을 기념할 겸 아테네 파인다이닝에 가보기로 결정했다.
아침 일찌감치 미리 저녁 7시 타임으로 예약을 해두었고,
방문하기 전 입장시간 문제로 방문하지 못한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 근처를 산책했다.
입장하지 못해도 구글 맵에 "Ardittos Hill"을 검색하고 들어가면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을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게 가능하다!
사실 우리도 우연히 발견한건데, 산책로로도 훌륭하고
석양이 지는 흰색 대리석의 대형 스타디움을 바라볼 수 있어서 여러모로 만족도가 컸던 곳.
석양이 지기 전에 올라가면 이렇게 아테네 도심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우리가 올라갔을때도 그리스 현지인들이 강아지와 함께 산책,
혹은 러닝을 하는 모습을 다채롭게 볼 수 있었음.
올림픽 정신이 살아있는 나라라 그런지, 뭔가 열심히 뛰고 달리는 사람들이 많았던 그리스.
그리고 저녁에 해가 지면 이런 어마무시한 뷰가 나온다.
올림픽 경기장 꼭대기 난간에 앉아서 이 뷰를 바라볼 수 있는데,
로컬 그리스인들도 여기 앉아서 맥주나 샌드위치를 먹기도 하더라-
가장 좋은건 올림픽 경기장 오픈 시간에 5유로 입장권을 구매하고 들어가는 거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언덕에 올라가서 아크로폴리스, 스타디움을 한번에 눈에 담는것도 좋은 경험일듯.
그리고 언덕 뒷편으로 가면 오늘 함께 소개할 Soil Restaurant을 비롯한
다양한 식당과 주거단지가 있어서 구경하는 맛이 있다.
아, 참고로 그리스에도 고양이들이 정말정말 많다.
2. 그리스 파인다이닝 추천 - Soil Restaurant
열심히 아테네 근처 맛집을 검색하다가, 특별한 여행인만큼 맛있는걸 먹자!라고 대동단결했다.
그래서 찾아낸 곳이 바로 <Soil Restaurant>이란 곳이다.
Earth Gastronomy, 흙에서 온 미식을 추구하는 식당으로
아테네에서 약 한시간정도 떨어진 알레포초리(Alepochori)라는 마을에 위치한
자체 농장에서 기른 식재료로 운영되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Ferekidou 5, Athina 116 35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약 10분만 걸어가면 위치해있어서
접근성도 나쁘지 않은편-
영업은 오후 7시부터 시작이고, 미리 예약을 하고가는게 좋다.
예약하면 직접 확인전화를 주시는데, 영어도 잘 하시니 걱정 안해도 된다.
아래 링크는 레스토랑 홈페이진데, 이상하게 그리스 사이트들은 한국에서 잘 안열린다.
24년 2월 현재 기준 운영되는 Winter Menu-
인당 98유로에 총 15가지의 다양한 메뉴가 서빙된다.
중간중간 염소고기를 일본 와규로 업그레이드 하는 등의 옵션이 있지만,
우린 기본 메뉴로 가기로 결정했다.
아, 만약 와인에 조예가 깊다면 소믈리에가 메뉴마다 와인을 페어링 해주는
Sommelier's pairng(78유로)를 도전해보는것도 좋을듯-
우린 그냥 추천해주는 글라스 와인을 한잔씩 마셨다.
입장하면 친절하게 한참 뜨겁게 돌아가는 주방부터 식당 곳곳을 안내해주신다.
제대로 대접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고,
요리하는 셰프들도 우리를 반갑게 맞아줘서 여러모로 시작부터 좋았다.
자리에 앉으면 우리를 환영하는 예쁜 나뭇잎 다발(?)이 테이블에 놓여있다.
그리고 우리를 담당해주는 프로페셔널해보이는 서버분이
메뉴를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신다.
앞서 설명한것처럼 일부 메뉴 한정 더 좋은 식재료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데,
우리는 그냥 기본 코스로 갔다.
아, 참고로 탄산수나 일반물 중 선택할지 물어보는데
만약 와인을 먹는다면 그냥 스킵해도 된다. 탄산수던, 일반 물이던 다 비용에 포함된다.
각자 취향에 맞는 와인 한잔씩 주문-
그리스에 온 이상 무조건 그리스 와인을 먹자고 다짐했었던지라,
산토리니 화이트 와인을 각각 주문했다.
상당히 라이트하면서 산뜻한 맛이라 입에 잘 맞았음.
첫번째로 나온 굴과 캐비어를 주재료로한 메뉴 OYSTER-
일단 음식 비쥬얼부터가 너무 좋았고, 맛도 산뜻하니 에피타이져로 딱이었다.
둘다 이런 제대로된 파인다이닝은 처음이라 두근두근한 마음이 있었는데
첫 메뉴 먹자마자 "아 이래서 돈을 벌어야 하는구나-"라고 실감했음.
이런 그릇은 태어나서 처음봐서 너무 신기했고, 맛도 너무 좋았다.
달콤한 배의 맛과 아삭한 토마토의 식감이 잘 어우러졌던 음식.
에피타이져부터 너무 훌륭해서 입맛이 제대로 돋아났다.
세번째로는 오징어와 호박, 그리고 알리썸이라는 꽃을 사용한 SQUID-
보기엔 꽃처럼 예쁜 비쥬얼인데, 씹으면 오징어의 식감이 제대로 나던 메뉴
대체로 모든 메뉴가 허브향이 잘 어우러져서 산뜻하게 입에서 맴도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리고 네번째, 새우와 피칸, 오렌지를 활용한 SHRIMP-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었던 코스메뉴 중 하나-
일단 새우 자체도 간이 상당히 잘 되어있었는데
이렇게 숟가락에 허브와 꽃으로 향이 가미된 달콤한 소스를 같이 얹어서 주신다.
새우를 살짝 얹어서 베어물면 진짜 새로운 차원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숟가락에 소스를 얹어준다는 신선함부터 맛까지, 아직도 기억에 남는 메뉴.
다섯번째는 새우와 돼지고기를 사용한 DUMPLING-
짭쪼롬한 중국식 만두인데, 확실히 허브랑 향신료를 잘 써서 부담스럽지 않다.
음식 비쥬얼이 다 너무 좋아서 조심스럽게 먹게되는게 이 레스토랑의 특징-
살짝 숟가락으로 잘라서 조금씩 맛을 봤는데,
새우와 돼지고기가 허브향과 함께 잘 어우러져서 계속 먹게되더라-
여섯번째로 숙성된 소고기로 만든 72 DAYS DRY AGED BEEF
사실 이건 구운 고기가 나올줄 알았는데, 육회(?)류의 메뉴가 나왔다.
바닥의 단단한 빵을 집어서 한입에 넣어 먹는 음식이었는데,
숙성된 고기의 부드러운 식감과 케이퍼의 독특한 맛이 잘 어우려저서
입 안에서 진짜 불꽃놀이가 일어나는 느낌이었다.
음식을 예쁘게 만들며, 맛의 조화를 만드는 셰프란 직업이 새삼 대담하게 느껴졌던 메뉴.
일곱번째론 장어를 활용한 EEL MINI BURGER
이름부터 미니버거라서 진짜 얼마나 작은 버거가 나올까 생각했는데,
진짜 조그마한 버거 하나가 딱 나왔다.
속에는 이탈리아의 베이컨인 관찰레(Gaunciale)와 장어가 들어갔고, 바두반 오일과 허브로 향을 냈다.
이것도 한입에 먹는 메뉴라 사실 맛에 대한 기대가 별로 안컸는데
생각보다 강렬하게 입 안에서 맛이 맴돌아서 신기했다.
뭔가 음식이 전반적으로 향과 맛을 강하게 입 안에서 터뜨리는 느낌.
여덟번째론 케일과 레몬이 들어간 가자미 요리 SKATE-
사실 딱 보곤 가자미가 어딨지? 싶었는데, 속에 잘 숨어있다.
부드러운 생선살과 잘 어우러지는 상큼한 소스로
이 전에 강렬했던 육회와 버거의 맛을 중화시키는 느낌이다.
아홉번째로 나온 빵과 버터-
귀여운 빵과 함께 맛있는 버터가 나오는데
빵 사이에 잘 발라서 먹으면 된다.
다음 메뉴 전 한번 쉬어가는 느낌이었음
그리고 열번째, 가리비 조개를 이스트와 커피로 맛을 낸 SCALLOP
이건 사진만 봐도 맛이 기억날 정도로 정말 맛이 좋았다.
부드럽게 난 커피향이 나는 거품과 가리비를 함께 먹으면
진짜 해산물에서도 이런 맛이 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던 메뉴 중 하나-
열한번째 메뉴- 염소고기인것 같은데...GOAT 이다
전체적으로 고기나 해산물이 상당히 부드럽게 숙성되어있고
향신료와 소스가 잘 어우러져서 호불호가 거의 없을법한 음식이다.
호불호가 없다고 평범하다는건 절대 아니고, 거부감 없이 새로운 맛을 다채롭게 제공하는 곳.
열두번째론 카라멜 커스터드를 당근으로 감싼 MANDARIN
GOAT 후에는 본격적인 후식 타임
커스터드를 당근으로 감싼 메뉴였는데, 달달한걸 별로 즐기지 않는 나도
상당히 맛있게 먹었다.
당근의 아삭한 식감과 부드럽고 달콤한 커스터드가 상당히 잘 어울렸던 메뉴.
열세번째는 솔티드 카라멜 커스터드와 카카오가 어우러진 CARAMEL
개인적으론 좀 달달해서 100%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상큼했던 이전 디저트와 대비감이 있어서 또 새로웠다.ㅣ
그리고 이런 진한 에스프레소와 마카롱도 있었고-
사진은 못찍었지만 정말 럭셔리한 케이스에 담긴 초콜렛도 고를 수 있었다.
초콜렛은 난 다크를 택했는데, 씁슬하면서도 입가심이 되는 느낌이 제대로였다.
마지막 계산서도 예쁘게 묶여서 나와서 좋았고,
끝까지 친절하게 배웅까지 해주신 직원분들 덕에 약 2시간동안 정말 즐겁게 식사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파인다이닝 할만한 곳을 찾는다면 Soil Restaurant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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