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따라

[통영 고려당] 20년간 자릴 지켜온 통영 빵집

아이라이대 2020. 4. 10.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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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내음 가득한 통영에도 빵집은 있다. 심지어 한 자리에서 20년간 빵을 구운 장인과 함께.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한 통영 진주반점을 찾아가던 중, 간판만 봐도 내공이 느껴지는 빵집 하나를 발견했다. 

왠지 금은방 이름같기도한 네이밍과 요즘 뉴트로 트렌드에 맞는 간판 글씨체와 디자인. 맛집이 아닐수가 없고, 내공이 없을수가 없다. 

 

통영 고려당

해장을 위해 짜장면 한입과 짬뽕 국물 한숟갈이 간절한 우리였지만, 이런 맛있어보이는 빵집은 안먹더라도 구경이라도 하는게 예의라는데 모두 동의했다. 그리고 중국집가서 많이 먹을게 뻔하니까, 배불러서 오는길엔 안갈 수도 있고. 변덕이 죽끓듯하는 서울놈들이다.

그리고 문을 열자마자 코를 자극하는 빵냄새. 진짜 갓 구운 빵냄새가 들어서자마자 가득하다. 오랜기간 자릴 지켰을 가구와 집기들에도 이정도면 빵냄새가 배어들었을것만 같다.

 

고려당 빵

들어서면 나란히 빵들이 줄서있다. 페스트리, 카라멜데니쉬, 맘모스 등 요즘의 앙버터나 스콘같은 트렌디한 친구들은 아니지만, 누구나 익숙해하고 한번쯤은 먹어보았을 빵친구들이 우릴 반긴다. 비쥬얼적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냄새에 이끌렸고, 간만에 저런 오리지날 패스트리가 먹고싶었기에 설레는 맘을 안고 더 둘러보았다.

 

통영 꿀빵

기본 빵메뉴외에도 빠질 수 없는 통영 꿀빵. 개당 천원꼴이니 특산물치곤 저렴한 편인듯 싶다. 하지만 특산물 빵들은 천안 호두과자도 잘 안사먹는편이라... 꿀빵은 패스했다.

 

피자빵 소세지빵!

이걸 사볼까, 저걸 사볼까. 해장하러 가던길 멈추고 호기심에 들어온것치곤 우리의 고민은 점점 커져만갔다. 도대체 어떤 빵을 사야 만족하고 나갈 수 있을까? 혹시 산 빵이 너무 맛있어서, 하나만 산걸 후회하진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고민들.

그러던 중 우리의 시선을 끈건 피자빵이다. 이상하다. 남자는 어릴때부터 이 피자빵을 너무 좋아한다. 학교 매점에선 피자빵 쟁탈전이 일어나기도 하고, 군대가서도 피자빵이 맛있다. 그리고 숙취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피자빵이 눈에 들어온다. 데이트할때 스콘을 좋아하고, 앙버터를 좋아하는척하지만... 맘속 소울빵은 피자빵이다.

 

이야기가 조금 딴데로 샜지만, 수많은 고민을 한번에 날려준건 피자빵이었다. 그리고 피자빵 옆에있던 초코소라빵이 최종 구매 품목으로 낙찰. 더 쓰다보면 길어질것같아 안쓰지만, 초코소라빵 역시 남자들이 싫어하기 힘든 맛이다. 단걸 싫어하는 사람도 초코 소라빵은 좋아하니까.

 

뉴트로 감성 바게트

나오는길에 찍은 프렌치 바게트. 딱봐도 옛날 감성 가득한 빵집이지만, 의외로 요즘 바이브에 맞는 빵 포장지에 담긴 바게트도 발견. 트렌드에 맞추어 하신건 아니겠지만, 예쁜 포장이 맘에 들어 한컷 찍었다.

 

초코소라빵과 피자빵을 계산하며 주인 아저씨와 몇마디 대화를 나눴다. 20년째 한 자리에서 영업중이시고, 매일 아침 4시부터 영업 준비를 하신다고.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느낀 따뜻한 빵 냄새는, 어떻게보면 주인 아저씨가 20년간 유지해온 매일 아침의 땀냄새가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썼지만 오글거린다.

 

여하튼 빵은 너무 맛있었다. 뭐 피자빵 소라빵은 맛없던적이 기억 안나긴하지만, 유독 더 맛있었다. 정말로.

통영을 이 빵집만을 위해 가진 않겠지만, 근처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들러보는것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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