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음식의 특유의 깔끔하고 정갈한 맛을 좋아한다. 단맛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쯔유나 가쯔오부시로 내는 달큰한 끝맛은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일본에 가면 맛있는 스키야키집을 방문해 꼭 맛보는편인데, 한국에선 비슷한 맛을 내는곳을 아직 많이 찾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한남동에서 입맛에 꼭 맞는 스키야키 맛집을 발견.
한강진역과 이태원역 사이, 한남동에는 인스타 감성 물씬나는 카페부터, 편집샵, 와인스토어, 그리고 맛집들까지 정말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성하다. 날씨 좋은 주말, 천천히 걸으며 돌아다니다보면 숨은 힙한 장소들을 찾아내기 정말 좋은곳이다. 오늘 소개할 한냄비도 우연히 발견하게된, 숨은 보석같은 맛집이다.
저녁에 방문하면 미국산 소고기는 1인분에 15,900원, 한우는 22,900원이라는 나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사이드로 해산물 (전복, 낙지)이나 어묵을 추가해서 즐길 수 있는데, 일단 이럴땐 무조건 기본을 맛보아야 식당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런치엔 미국산은 9,900원, 한우는 15,900원이란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되니 시간이 된다면 런치로 가성비 좋게 즐기는것도 좋을 듯!
식당 규모는 생각보다 작지만, 매우 깔끔하고 정갈하게 인테리어 되어있다.. 다해서 8테이블 남짓되는 소규모 식당. 오픈시간에 맞추어 예약해두고 찾아갔는데, 들어가자마자 3 테이블정도가 이미 착석해있어 놀랐다.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맛집이었구나.
기본찬들이 세팅되고, 소기름이나 버터 중 선택하여 기름칠을 할 수 있다. 버터의 풍미도 좋지만, 스키야키에 너무 강하게 배어들까 우려되어 소기름으로 선택. 은은하게 나는 기름향이 배고프게 만든다.
야채는 무제한 리필이고, 너무 짜지 않게 육수양을 조절하라는 친절한 팁과 함께 예쁘게 냄비에 기본세팅을 해주신다.
내가 좋아하는 스키야키의 달큰한 향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한다. 고기는 너무 오래 넣어두면 질겨지니까, 야채가 어느정도 익을때까지 기리는 시간이 괴롭다. 얼른 한점, 계란 노른자에 푹 찍어 먹어보고싶은 마음.
한국 스키야키집은 샤브샤브나 훠궈처럼 한국인 취향에 맞게 깊고 진한맛으로 변형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스키야키하면 달콤한 소스의 맛과 재료의 식감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해장이나 술안주처럼 파는곳이 많아 일본의 그것이 조금 그리웠는지도. 여하튼 이곳은 스키야키와 샤브샤브 메뉴가 구분되어있는만큼, 그런 혼선 없이 진짜 스키야키만 즐길 수 있다. 채소도 전부 신선해서 적당히 익고나면 소스의 단맛과 채소 본연의 단맛이 어우러져 정말 맛있어진다. 고기는 이날 미국산으로 주문했는데, 부드럽고 간이 잘 배어들어 입이 정말 호강했다.
쌈밥이란 메뉴도 있는데, 신선한 상추 그리고 먹기좋은 사이즈로 뭉친 밥이 나온다. 사실 특이할건 없고, 샤브샤브와 함께 싸서 먹는 정도? 궁금해서 시켜봤는데, 다음엔 그냥 해산물이나 어묵을 추가하는게 나을듯하다.
식당 검색을 하며 가장 궁금했던게, 이 우동사리 추가다. 일본에서 먹어본적은 없는조합고, 서론에 그렇게 원래의 맛이 없다는 타령을했지만.... 나도 한국인이니까. 야채와 고기가 만들어낸 육수가 이렇게 완벽한데 우동 추가 안하면 배신이잖아. 그렇잖아.
탱탱한 우동과 스키야키 소스, 그리고 잘 익은 야채들이 어우러지면 정말 맛있다. 달달한 음식은 질리기 쉬운데, 이건 그냥 이렇게만 팔아도 난 사먹을거같다. 다녀오고나서 이 맛 만들어본다고 난리를 쳤지만, 역시 그냥 한냄비 한번 더가서 먹으련다.
뭐 말할것없이 한판 다 비워냈다. 뿌듯함을 가득안고, 그리고 이런 새로운 맛집을 알게되어 기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날. 스키야키를 좋아한다면 꼭! 꼭! 방문하라고 추천하고싶다.
말해 뭐하나, 나도 다음주에 한번 더 가야겠다. 스키야키 마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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