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따라

[등촌 최월선칼국수] 하나의 메뉴로 끝장내는 집

아이라이대 2020. 4. 2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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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최고인가를 명확하게 구분짓기 어려울때, 우리는 "3대장"이라는 표현으로 애매함을 정리하곤 한다. 김포의 칼국수도 워낙 유수의 맛집이 많기에, 강호의 세계와 동일한 "강서 칼국수 3대장"이란 표현이 필요할듯하다. 그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게 먹었던 등촌 최월선칼국수를 먼저 소개하고자한다.

 

증미역과 가양역 사이 애매한 위치. 대로변도 아닌 작은 길가에 위치한 허름한 음식점. 메뉴도 심지어 하나뿐고 간판은 눈에 띄게 있지도 않다. 위치나 외관 설명만 들으면 백주부님의 처방이 간절히 필요한 식당같지만, 이곳이 바로 칼국수 하나로 일대를 평정한 등촌 최월선 칼국수다.

 

 

최월선칼국수

 

주말은 말할것도 없고, 평일에도 웨이팅은 어느정도 감수해야 하는 핫한 식당이지만, 다행히 6시 칼같이 방문해서 바로 착석할 수 있었다. 메뉴가 하나뿐이다보니, 이모님이 인원수만 확인하고 바로 세팅해주시니 추가메뉴나 주류 외에 굳이 바쁜분들에게 "칼국수 X인분이요"를 외칠 필요는 없다. (사실 내가 눈치없이 2인분을 외쳤다) 

사실 이곳은 메뉴판에서 볼 수 있듯, 칼국수가 아닌 "버섯매운탕"이 정식 명칭이다. 다만 그 국물이 칼국수면과 너무나도 잘어울리다보니, 사람들에겐 칼국수 맛집으로 인식되는 곳. 뭐 이름이 어떤들 어떠하리, 맛도 좋은데 1인분에 8천원밖에 안하는데!

 

등촌 최월선칼국수 메뉴판

 

소주와 맥주사이에서 살짝 고민하고 있다보면, 이모님이 어느새 버섯매운탕 2인분을 세팅해주신다. 어느정도 팔팔 끓으면 기본으로 나오는 미나리와 면을 살포시 뚝배기에 밀어넣으면 된다. 아 참고로 우리는 미나리를 추가로 더 시켰다. 같이간 단골 친구가 최월선에서 미나리를 추가로 안시키는건 죄와 같다고 했기때문. 난 맛집 탐방할땐 경험자의 말을 매우 신뢰하고 존중하는 편이다.

 

면사리도 천원원에, 공기밥도 2천원인 곳이다보니, 배부른 맥주보단 소주로 반주하며 칼국수를 만끽하로 결정했다. 맛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그냥 국물 한숟갈 먹는순간 소주의 쓴맛도, 취함도 사라질정도로 깊고 얼큰한 맛이다. 끓일수록 맛이 더욱 진해지다보니, 나중엔 이 면 없이 국물만 있어도 술이 쭉쭉 들어갈 수 있을 정도. 

 

최월선버섯칼국수

 

얼큰한 국물에 탱탱한 버섯의 식감은 서울 한복판임도, 강원도 한적한 맛집에서 술한잔 기울이는 바이브까지 만들어낸다. 미나리 향이 향긋하게 올라오는건 또다른 별미. 칼국수보단 우동면에 가까운 면 사리가 잘 익었을때, 새빨간 김치 한점과 후루룩 먹으면 뭐.. 완벽하다. 술은 역시 이런 맛있는 메뉴와 먹을때 더욱 맛있고, 즐거워진다.

 

 

최월선 칼국수

 

이곳을 소개시켜준 친구는 최월선 칼국수를 이렇게 표현했다. "두발로 들어갔다가, 네발로 나오는 곳" 그만큼 훌륭한 국물과 푸짐함으로, 간단히 한잔을 외치기엔 어려운 장소란거겠지. 나도 들어갈땐 간단히 먹고나오겠다고 다짐했지만, 먹다보니 달큰하게 술이 오른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강서에 살거나, 혹은 올일이 있다면 등촌 최월선칼국수는 꼭! 추천하고 싶다. 강서 칼국수 3대장으로 부르는건, 아무 이유없이 그러는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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