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우크라이나에 "한반도식 정전협정"을 고민하는 미국

아이라이대 2023. 5. 2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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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동결분쟁(Frozen Conflict)"를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가 났다. 동결분쟁이란 군사적 대치상황은 지속되지만 교전은 중단된 상태로,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즉, 완전한 전쟁의 종결은 아니지만 휴전 상태를 만들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미국은 아직까진 동결분쟁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건,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 전쟁이 한쪽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나는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국은 자신들이 얻을건 다 얻어냈다.
첫번째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며, 그동안 수없이 쌓인 방산업체의 무기재고 소진과 신무기 테스트라는 두가지 고민거리를 해결했다. 미국은 어마무시한 국방비만큼이나 방산업이 발전한 나라다. 그렇기에 아무리 압도적인 숫자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군이어도, 매년 쏟아지는 무기를 소화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번 전쟁의 무기 지원을 통해 미국은 "러시아 견제"라는 명분과 신제품 테스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

 

두번째는 긴축정책의 가속화다. 미국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어마무시한 돈을 풀며 경기를 부양했다. 그리고 슬슬 그 후유증이 나타나는 시점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며, 미국은 세계 경기를 빌미로 긴축정책을 가속화 시킬만한 명분을 얻었다. 실제로 미국은 전쟁 발발 후 금리를 올리고 달러 강세의 시장 흐름을 만들며, 투자자들이 중국이 아닌 미국으로 투자할 수 있는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미국은 세계의 경찰관을 자처하지만, 사실 이처럼 굉장히 실리적으로 움직이는 국가다. 미국은 전쟁에 대해 부정적 스탠스를 보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중재의 움직임을 보이진 않으며 실리를 챙겼다. 그렇다면, 갑자기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식 정전협정"이란 카드를 조심스레 만지작 거리는 이유는 뭘까? 개인적으론 아래 세가지 이유를 근거로, "빼먹을걸 다 빼먹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론 유럽의 경기침체가 있다. 유럽의 소비와 구매력은 갈수록 하락 중이고, 연초에 있었던 미국 중소은행의 파산과 같은 금융위기가 자칫 잘못하면 퍼져나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여기에 일부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국이 방관했다-라는 불신까지 있는 상황이다. 전쟁을 지금이라도 중재한다면, 제 2의 마셜플랜과 같은 명목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을 통한 유럽의 경기 활성화와 신뢰 회복을 노려볼 수 있다.

두번째론 중국 견제의 이유가 있다. 그간 석유는 항상 달러화로만 결제가 되었다. 하지만 최근의 강달러 추세와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원유의 위안화 결제가 대안으로 등장했다. 이는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에 대한 위협이자,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흐름에 대한 큰 도전이기도 하다. 중동국가들이 중국과 친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정리하고 중동과의 관계 개선에 힘을 더 쏟을 가능성이 높다.

 

세번째론 2024년 예정된 미국 대선이다. 이미 미국 공화당에서는 바이든이 중국을 강하게 만들었다는 공격을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은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 개선에 기여했고, 전기차 친화적인 정책으로 원유의 위안화 결제가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논리다. 여기에 전쟁으로 국력이 급속도로 하락한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커짐에 따라, 중국이 보다 빠르게 글로벌화를 이뤄나가고 있기도 하다.

바이든 입장에선 내년 대선을 생각해서라도, 빠르게 전쟁을 마무리짓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으로 상황을 개선시키는게 나은 상황이다. 그렇기에, 가능한 빠른 시점에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협상테이블에 앉히고 휴전협정을 진행시킬 가능성이 높다.

 

장기화된 우크라이나 전쟁 만큼이나 글이 길어졌지만, 여하튼 결론은 조만간 휴전상태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리고 전쟁이 잠시간 멈춘다면, 우크라이나의 밀을 비롯한 곡물과 반도체 원재료 등의 수급은 확실한 안정세를 보일 것이고 우크라이나 재건을 명분으로 세계 경기도 다시금 활성화 추이를 보일 것이다.

한동안 꿈틀거리는 시늉만하던 주식시장도,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와 함께 다시 활기를 띌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다양한 압박 정책을 펼칠것이고, 유럽과 협업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많이 만들어갈 것이다. 이는 시장에는 분명 반등할만한 좋은 기회이고, 하락을 반복하던 대기업들의 주가가 다시금 원금을 회복할만한 시점이 왔다는 해석도 가능할듯 하다.

 

개인적으론 많이 떨어졌던 대기업 주가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조금씩 매매하는 방향을 잡아볼까 하는 중이다. 꾸준히 분석하고,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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