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마블, 그리고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마블의 마지막 희망이라 불리는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Vol. 3 (Guardians of Galaxy Volume 3)"가 특유의 레트로 감성과 작품성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3부작 시리즈 중 가장 높은 관객 스코어는 기정사실화 되어있고, 더 높은 스코어도 기대할만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가오갤 3'의 흥행에도 마블 팬들과 디즈니는 웃지 못하고 있다. 애초에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는 아이언맨의 어벤져스와 달리 마블의 외인구단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시리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시리즈를 이끌어온 제임스 건(James Gunn) 감독은 경쟁사인 DC코믹스의 수장으로 떠난다.

흥행 성적은 그간의 마블 시리즈와 비교하면 처참했고, 팬들의 "어벤져스 : 엔드게임" 이후 지속되어온 "마블 위기설"을 더욱 심화되었다. 마블의 황금기를 이끈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사라진 지금, 마블에는 더이상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었다.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이후 예정된 마블의 시네마틱 시리즈는 "더마블스(The Marvels)"다. 한국 배우 박서준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국내외 팬들의 기대치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더마블스에 대한 낮은 기대치가 현실적인 마블의 현재 상태라고 생각한다.
엔드게임으로 천만 관객을 불러모았던 마블은 도대체 왜, 어째서 갑작스런 위기를 맞이하게된 것일까?

영화 초반부에서 앤트맨 스스로가 독백하듯, 앤트맨은 어벤져스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가진 캐릭터는 아니다. 그럼에도 무언가 새로운 롤과 스토리를 이끌어갈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마블은 어벤져스에서 살아남은 앤트맨에 큰 짐을 얹어준다. 그리고 팬들은 이러한 스토리와 극의 전개에 공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상처 가득하지만 재능 넘치는 천재 백만장자" 연기와, 영화 곳곳에 숨어있는 군사 산업체에 대한 비판은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인공지능 AI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점임에도, 관객들은 아무 무리없이 토니 스타크의 자비스를 이해하고 유행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영화의 스토리가, 관객들에게 닿은 것이다.

스포가 될까봐 길게 글을 이어가진 못하지만, 아이언맨은 20년간의 긴 여정의 끝마저 완벽하게 마무리 했다. 그리고 그의 퇴장이 남긴 긴 여운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아직도 온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마블의, 아니 디즈니의 팬으로서 내년 개봉하는 어벤져스가 다시금 관객의 마음에 닿길 바란다. 이해하기 어려운 멀티버스를 억지로 관객들에게 이해시키기보단, 길어야 3시간인 러닝타임의 영화가 어떤 식으로든 나를 비롯한 일반 대중들에게 임팩트를 주길 바란다. 빌런과 히어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던 내 감정이, 몇 시간만에 차갑게 식어버리는 불상사가 더 이상은 없길 바라며... 두서없는 글을 마무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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