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게 복귀했던 싸이월드, 그리고 아름다운 한달을 보낸 본디(Bondee)가 귀신처럼 사라졌다. 아니, 증발했다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이젠 정말 아무도 이 두 SNS 플랫폼에 관심을 주고 있지 않다. 그만큼,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그리고 틱톡이 자리잡고 있는 SNS 시장에 비집고 들어오기란 쉽지 않다.
마크 주커버그의 야심작, 스레드(Thread)
이런 SNS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 스레드(Thread)가 등장했다. 그간의 도전자들과는 무게감이 다른게, 출시한 회사가 마크 주커버그의 메타(Meta)다. 문제는, 인스타그램과 달리 텍스트 중심으로 노출되는 스레드가 트위터와 닮아도 너무 닮아있다는 점이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는 많이 있다. 일단 스레드는 영어단어 뜻처럼, 특정 주제에 대한 포스팅이 생기면 댓글처럼 계속 이어서 토론을 이어갈 수 있는 방식이다. 트위터의 리트윗과 달리, 글에 달린 댓글을 이어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글자수 제한도 500자까지여서, 트위터의 280자보단 여유있는 편이다.
하지만 아무리 차별점이 있다하더라도, 두 SNS는 너무나도 닮았다. 작년 트위터를 인수한 테슬라의 아버지 일론 머스크는 당연히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스레드와 마크 주커버그를 저격하기 시작했다. 그는 "메타가 트위터 해고인원을 고용해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훔쳤다"라는 서한을 메타쪽에 보내며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그리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도 "경쟁은 괜찮지만, 도용은 아니다 (Competition is fine, cheating is not)"이라는 코멘트를 남기며, 자신의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기도 했다. 안그래도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백만장자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이기에, 스레드와 트위터간의 갈등은 쉽사리 사그라들것 같진 않다.
주커버그와 머스크가 현피까지?
감정이 어느정도로 격했냐하면, 두 거물 CEO가 실제 UFC 무대에서 싸울 수도 있다는 카더라 통신이 나올 정도였다. 일론 머스크가 스레드를 비꼬는 코멘트를 지속해서 개인 트위터에 올리자, 한 유저가 "주커버그는 주짓수를 배우니 조심해라"라고 코멘트를 남긴게 시작이었다.
머스크는 이 유저의 코멘트에 대해 "자신은 주커버그와 철장 싸움(Cage Fight)도 생각한다"라는 트윗으로 맞대응했고, 주커버그도 이에 지지않고 "싸울 장소를 보내라(Send me the location)"이라는 스토리로 맞받아치며 뜨거워졌다. 여기에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이 실제 둘의 대전 의사를 물어봤다는 코멘트까지 남기며, 두 CEO간의 현피가 실제로 벌어지는게 아니냐-라는 말이 스물스물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 유저들은 발빠르게 주커버그와 머스크가 글러브를 끼고 있는 사진을 합성한 페이지까지 개설하여, 둘의 신체스펙과 격투능력을 비교하며 승부 예상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의 기대와 달리, 머스크와 주커버그는 당연히(?) 실제로 싸울 의도는 없는 것으로 밝혀지긴 했다.
뭐 여하튼, 트위터의 CEO 일론 머스크가 이처럼 격하게 반응할 정도로 스레드와 트위터는 정말 많이 닮아있다.
현재까지의 흐름은 주커버그의 승리
7월 6일 공식 출시한 메타의 스레드는 약 3일만에 8천만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했다. 역대 모든 서비스를 통틀어, 이정도로 빠르게 가입자를 확보한 사례는 없었다. 물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연동이 가능하여 쉽게 유저를 모은것도 있지만, 트위터에 염증을 느낀 셀럽과 유저들을 제대로 흡수한 덕도 있다.
여기에 앞서 말한 일론 머스크와 주커버그의 설전을 통한 바이럴도 크게 한몫 했다. 잘 모르던 유저들도 두 CEO의 설전과 현피 논쟁에 관심을 가지며 스레드를 알게되었다. 결국, 트위터의 CEO가 메타의 새로운 서비스를 홍보해준 꼴이 된 것이다.
스레드가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만큼의 파괴력을 가진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지켜보아야한다. 강성했던 페이스북도 유저 이탈에 시달리는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현실이다. 인스타그램의 영향력과 트위터와의 논쟁을 통해 시작포인트는 화려하게 장식했다지만, 이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트위터와의 차별점과 유저를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마크 주커버그의 새 플랫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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