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밀집된 오피스촌에는 중국요리 맛집이 꼭 존재한다. 조용한 룸에서 비지니스 미팅을 하기도 좋고, 호불호가 크게 없기도 하고. 그리고 저녁엔 차분한 분위기에 술한잔 기울이기에도 좋으니 더욱 그렇다.
항공사부터 대기업 계열사들까지, 요즘 신흥 오피스촌으로 떠오르는 발산역 근처도 늘어나는 회사수만큼이나 다양한 식당들이 하나 둘 자리잡고있다. 오늘 소개할 량월은 앞서 말한 "오피스촌 중국요리 맛집"에 딱 부합하는 그런 곳이다.
발산역 9번 출구에서 나와, 메가박스를 찾아 들어가다보면 랑월(朗月) 한자 간판을 찾을 수 있다. 밝은 달이라는 한자 뜻처럼, 꽤나 옛스런 멋진 간판과 중국 무협영화에 나올법한 문이 우리를 맞이한다. 일반적인 옛중국집과는 다른 세련된 중식 레스토랑 느낌이 강하다. 내부 역시 깔끔하고 정갈하게 되어있다. 인테리어 소품들로 중국 느낌을 충분히 내어, 여느 양식 레스토랑과는 차별화를 둔게 포인트!
이곳의 시그니쳐 메뉴는 흑설 탕수육이다. 작년 말 카페를 뜨겁게 달구었던 흑당라떼와 같이 흑설탕으로 맛을 낸 탕수육. 대자 중자 소자가 나누어져있진 않지만, 시그니쳐니까 꼭 시켜야될 메뉴. 그 외에도 익숙한 중식 메뉴가 많지만, 오늘은 베이식하게 탕수육과 짬뽕 하나만 주문했다.
기본 상차림의 짜사이도 굉장히 맛있다! 사실 짭쪼롬한 짜사이 맛은 다 비슷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진짜 잘하는 중국집은 아삭함이나 감칠맛이 다르다. 기본찬을 맛보며 잠시 기다리다보면, 어느새 차돌짬뽕이 테이블에 올라온다. 차돌이 들어가서인지 기름기가 살짝 있어 맛이 더욱 깊게 느껴졌고, 면 역시 탱탱함이 잘 살아있었다.
흑설탕수육은 말 그대로 겉바속촉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흑설탕 특유의 맛이 고기의 잡내를 달콤하게 잡아주고, 탕수육의 튀김은 적당히 두꺼워 바삭학하고 속은 촉촉하게 입속에서 녹아내린다. 보통 중국집에서 시켜먹는 탕수육에 비해 새콤함은 적고, 달콤함이 더 강한 그런 맛이다.
전날 어느정도 음주를 했었기에, 간단히 탕수육, 짬뽕만 즐기고 나오려했으나... 너무 잘 튀겨진 탕수육은 고량주를 부른다. 클래식하게 연태고량주 하나 주문해서 본격적으로 음식을 즐기기 시작. 달콤한 흑설 탕수육을 한점 먹고, 목구멍을 뜨겁게 타고가는 고량주 한잔을 넘긴 후 차돌 짬뽕 국물을 조금 넘기면 뭐.. 이런게 해장술이다 싶다.
중국요리는 튀긴 요리가 많아, 재료 본연의 맛이나 숨은 매력을 찾긴 꽤나 어려운 쟝르라고 생각한다. 탕수육의 겉바속촉이 중요해진것도, 튀김옷이 고기 본연의 맛을 해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짬뽕 역시 맵게만 만들다보면 들어가는 해산물이나 기타 재료는 매력발산 한번 못하고 소화되는 경우가 많다.
랑월은 재료 각각의 개성과 고유의 맛을 잘 살린린 곳이다. 거기에 흑설탕수육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메뉴까지 있으니 매력적일수밖에. 발산에서 회식을 한다거나, 조용히 중국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발산 랑월은 단연 추천할만한 매력적인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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