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겨울, 많은 솔로남녀들 마음에 불을 지폈던 하트시그널 2에는 꽤 많은 데이트 코스들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연하남의 직진이 시작되었던 돈까스집, "을지로 안즈"가 꽤나 히트했었던걸로 기억한다. 방송은 끝난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이곳은 여전히 웨이팅도 있는 핫플이다.
착석하면 기본으로 나오는 샐러드. 생각보다 푸짐하고, 샐러드용 소스도 들깨/유자 두가지로 준비되어있어 취향것 먹을 수 있다. 샐러드 양은 푸짐한 편인데, 사실 엄청 신선하다? 라는 느낌은 덜했던거같음. 아직 내 입맛이 고급스럽지 못해서 그런지 소스도 특이하긴했으나 엄청 입맛을 돋구지는 않았다.
이상하게, 돈까스 집에 오면 들깨를 깨부수는 재미에 빠지곤 한다. 안즈에선 아기자기한 작은 그릇에 들깨를 담아주어, 신나게 들깨가루를 만들어낼 수 있다. 돈까스 소스 역시 다른곳과 달리 나무통에 담겨져 있고, 일본 느낌이 낭낭한 주걱으로 원하는만큼 덜어먹을 수 있다. 확실히 고급 돈까스집의 포스가 팍팍 풍긴다.
그 외에 일본식 무말랭이가 있는게 독특했다. 사실 반찬으론 아삭한 식감이있는걸 좋아하는 편인지라, 무말랭이는 크게 선호하는 반찬은 아니다. 하지만 적당히 담백한 짭짤함이 있어, 다소 느끼할 수 있는 일본식 돈까스를 먹으며 곁들이기엔 괜찮았던 메뉴.
주문했던 안즈정식과 긴죠 정식이다. 긴죠정식은 2.8만원이라는 어마무시한 가격답게 맛이 훌륭하다. 적당히 바삭한 튀김옷과 육즙을 간직한 고기는 잘 어우러지고, 돈까스소스나 와사비와 함께 먹으면 더더욱 맛이 배가 된다. 안즈정식은 기본에 충실하다. 특히 새우까스가 기억에 남는데, 새우 살의 부드러움을 정말 잘 간직한채 바삭하게 잘 튀겨졌다. 새우가스만 추가 주문해서 먹고싶을 정도였으니까. 나머지 메뉴도 소소하게 잘 먹었다.
워낙 유명한 돈까스집이라, 기대감이 크다면 실망감도 클 수 있는곳. 간단히 모듬카츠 하나 시켜두고 맥주한잔 걸치기엔 괜찮을 수 있으나, 한끼 제대로 먹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찾아오기엔 조금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2만원에 육박하는 기본 돈까스 메뉴들의 가격대때문일수도 있고, 무언가 너무 기본에 충실해서 특이함이 덜한게 아쉬운것있을수도 있고... 그래도 한국에서도 이런 돈까스를 맛볼 수 있다는건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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