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주식 시장과 동향을 보면 동방신기의 라이징선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정말, 혼돈의 끝은 어딜까?
미국발 위기였던 실리콘밸리 은행(Silicon Valley Bank, SVB)의 거래정지로 인한 불안감이 어느정도 진정되가던 와중에, 유럽에서 다시금 투자자들을 긴장시키는 뉴스가 터져나왔다. 뉴스의 주인공은 바로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로, 세계 5대 투자금융회사로 꼽히는 곳이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어떤 곳인가
이번 뉴스에 대해 알아보기 전, 크레디트 스위스가 유럽,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1856년 설립된 160년 이상의 역사를 보유한 은행으로, 전세계 50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기업적 자산규모 측면에서도, 2021년 기준 전 세계 24위, 유럽 내에서만 6위에 랭크될 정도로 어마무시한 규모의 자금을 운영하는 기관이다. 특히 금융투자, 자산운용 분야에선 앞서 서술한것처럼 5대 투자은행으로 언급될 정도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떤 위기가 닥쳤나
사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지난 22년 4분기에도 한번 위기설이 돌았던 은행이다. 도이치방크와 더불어 재무 건전성에 대한 이슈로 파산설이 꾸준히 제기되기도 했다. 그만큼, 이전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마찬가지로, 불확실한 자산에 크레디트 스위스가 과도한 투자를 했다는 의문이 끊임없지 쏟아져나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크레디트 스위스의 지분을 약 10% 인수했던 사우디 국립은행이 3월 15일 "규제때문에 크레디트 스위스의 지분을 10% 이상 인수할 수 없어 금융지원을 하기 어렵다"라는 입장을 발표하자 이게 주가 하락의 도화선이 되었다.
안그래도 재정 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큰 와중에,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규제때문에 더 이상 금전적 지원이 어렵다고 밝히니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실제로, 사우디국립은행의 발표 후 크레디트 스위스의 주가는 30% 가까이 하락했다.
물론, 그 후 발표된 울리히 쿠르너 크레디트 스위스 최고경영자(CEO)가 "크레디트 스위스의 유동성과 자본은 매우 강력하다"라고 밝혀 어느정도 사태가 수습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여전히 시장은 실리콘밸리 은행으로 시작된 공포감에 오들오들 떨고있다.
시장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실리콘밸리 은행은 지속되는 금리인상을 멈출 수 있는 희망의 시그널이 되기도 했지만, 유럽의 자금줄을 꽉 잡고있는 크레디트 스위스의 위기감은 또 다시 불안감을 가속시키고 있다.
미국 연준은 어느정도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출 기미가 보이지만, 크레디트 스위스가 속한 ECB는 금리인상을 당장 중단할 의지는 크지 않아보인다. 상황이 단순화되기보단 복잡해지는 지금 이 순간, 뱅크런으로 뜬금없이 어느 한 곳이 무너지면 또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 같다.
진짜 다시금, 예금에 목을 메야 하는 시기가 오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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