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파월과 옐런, 그리고 금리인상에 관한 생각

아이라이대 2023. 3. 2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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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스텝으로 전환한 파월, 하지만 금리인하는 없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금리를 0.25% 인상시킨다고 밝혔다. 그리고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함께 시작된 은행붕괴 불안감에 대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빅스텝, 아니 자이언트스텝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력한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왔던 파월 연준의장이 금리인상에 대한 자신의 고집을 어느정도 꺾은 것이다. 그는 "예금은 안전하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시장을 안정시킴과 동시에,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라는 코멘트를 남기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예금을 보장할 수 없다는 옐런, 불타는 시장

 

사실 파월 의장의 발언과 금리 인상폭은 어느정도 예상된 수치였다. 일각에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품기도 했지만, 그래도 낮은 금리인상폭에 대한 가능성을 충분히 시사했기에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 나온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의 코멘트였다.

 

제롬 파월과 거의 세트처럼 묶이고 있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모든 은행의 예금 보호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은행 위기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을 잠재우려는 파월과 달리, 오히려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발언을 한 것이다.

 

파월과 옐린의 예상을 벗어난 발언 때문인지, 22일 미국 증시는 S&P는 1.65% 나스닥은 1.6% 하락으로 마무리했다. 연내 금리인하에 기대를 품고있던 시장의 실망감과, 또 다른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동시에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베이비스텝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파월과 옐런의 발언으로, 시장은 크게 휘청였다. 미국 경제의 중심이 금융권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예금을 온전히 보장하진 못한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렇기에 금리 인상의 폭이 이전대비 크게 줄었음에도, 은행 관련 주식들이 폭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미국은 약해졌지만 여전히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은행권의 불안정함이 인정되었다. 즉, 중소규모의 은행일수록 대출금리를 올리며 그간 시장에 돌았던 금액을 다시금 회수하려 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체적으로 대출한도를 조정하며,제 2의 실리콘밸리은행이 되지 않게 조심할 것이란 뜻이다.

실질적인 금리인상은 0.25%이지만, 시장에 유통되는 돈의 총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연준은 금리인상을 하되 은행권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금리인하는 없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옐런의 발언으로 중소은행이 크게 위축되며 되려 금리가 2~3% 인상된듯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금리인하는 없다"라고 못을 박았지만, 결국 파월은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졌다. 오늘 나온 기사들에도 금리 동결까지 고려했다는 코멘트들도 있다. 이렇게된다면 이후의 금리는 동결, 혹은 이번과 비슷한 수준의 0.25% 선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 미국 경기는 어떻게 될까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파월이 금리인상을 지속해온데는 "인플레이션 잡기"라는 큰 명분이 존재했다. 미국은 아직도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고용지표는 계속 개선되고 있지만, 이는 셧다운 이후 재개된 자영업자들이 만들어내는 수치들이다. 대기업들은 되려 인원감축을 감행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보복소비, 그리고 리오프닝 효과로 인한 상징적 숫자 개선의 거품이 조만간 꺾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리고 여기에 맞물려 터진 은행권의 위기, 금리 인상폭 감소 등은 확실한 시장 변동의 모멘텀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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