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디즈니 플러스에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두번째 오리지널 시리즈 <작은 불빛>이 릴리즈 되었다. 사실 특별한 마케팅이 없던 작품이라 인지도가 높지 않았고, <필사의 도전>으로 이미 혹평을 받았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작품이라 개인적 기대감도 그리 크지 않았었다.
근데 왠걸, 이 <작은 불빛> 진짜 제대로 정주행 할 만한 명작이었다.
<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가 아닌, 미프 히스의 이야기
먼저 <작은 불빛>의 시놉시스부터 보자. 차근히 읽어보면 알 수 있듯, <작은 불빛>은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에도 등재된 <안네의 일기>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이다. 하지만, 이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안네 프랑크가 아닌, 프랑크 일가를 도운 미프 히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은 불빛>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로부터 오토 프랑크의 가족을 숨겨준 젊고 발랄한 비서 미프 히스의 이야기다. 거의 2년 동안, 미프와 남편 얀은 프랑크 가족과 다른 이들을 보호했으며, 동시에 미프는 낮에 일하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며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책임을 짊어졌다. 안네 프랑크의 일기와 비밀 별채에서 지낸 프랑크 가족의 삶은 많은 이가 알고 있겠지만, <작은 불빛>은 역사상 가장 어두운 순간에서 평범한 비서가 어떻게 비범한 용기를 보여주었는지에 관한 덜 알려진 이야기다."
얼핏 들으면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잘 만드는 다큐멘터리 풍의 분위기가 그려진다. 틀린 말은 아니다. <작은 불빛>은 유대인을 탄압하던 나치의 모습과 제2차 세계대전 속 네덜란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고증해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로만 한정해서 표현하기엔,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스토리가 주는 감동이 너무 크다.
밝고 명랑하지만 백수였던 미프 히스가 안네의 아버지 오토 프랑크의 회사에서 일하면서 변화하는 과정, 그리고 프랑크 일가를 숨겨주며 입양아였던 자신이 겪은 아픔을 되려 용기로 승화시키는 모습 등 배우의 연기와 스토리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쉽사리 공감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너무나도 완벽히, 그리고 넘치는 긴장감으로 표현해낸 작품이다.
뛰어난 연기,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각본
주인공 미프 히스 외에도 그녀의 남편인 얀, 성장통을 겪는 안네 프랑크와 숨어있지만 그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프랑크 일가 등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상당히 입체적이다. 그리고 각 인물의 확실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들은, 탄탄한 극본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상당히 많은 대사와 내용들이 담긴 에피소드들이 많음에도, 모든 인물들의 행동이 어색하거나 흐름이 끊기는 부분이 없다. 그렇기에 나치의 검문을 통과하는 미프 히스의 모습, 사춘기를 겪으며 가족과 쉴새없이 티격대는 안네의 모습 등이 더더욱 현실적이고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안네의 일기> 책을 읽지 않았어도, 아니 내용을 전혀 모르더라도 감상에 무리가 없는 드라마이다. 오히려 유대인 학살이나 나치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만 알고 있었다면, 되려 그 속 이들이 얼마나 처절하고 긴장감 넘치게 살아왔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드라마 속 나치를 피해 숨고, 검문을 피하는 씬들이 상당히 긴장감 넘치게 잘 구현되어서 이런 시리즈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강력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장대비가 쏟아질 이번 주말, 추천하고픈 OTT 시리즈
스토리에 대한 설명은 최대한 지양하고 글을 쓰다보니 좀 중구난방이지만... 말하고 싶은건, 비가 잔뜩 올듯한 이번 주말에 한번 몰아서 정주행 해볼만한 OTT 시리즈라는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와 몰입도 높은 스토리, 그리고 탄탄한 구성이 만들어내는 긴장감까지. 간만에 볼만한 시리즈가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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