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선요약 : 미국에서 한식을 먹어야한다면!
미국은 볼것도 많고 먹을것도 훌륭한 곳이다. 하지만 한국인에겐, 아무리 맛있는 햄버거와 스테이크가 즐비한 미국이어도, 얼큰하고 뜨끈하게 속을 달래줄 수 있는 한 그릇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평소 이 돈이면 국밥이 몇그릇이다! 라는 마인드를 썩 달가워하진 않지만, 여행 중반쯔음에 다달았던 그땐 나는 누구보다 가장 "국밥충"이었다.
BCD Tofu House, 한국이름 북창동 순두부는 이미 미국에선 고유명사화된, 유명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중 하나다. 넓직한 매장과 주차장은 창업주 아주머니가 얼마나 성공했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입구에서 웨이팅하는 수많은 외국인들을 보면, BTS나 페이커 외에도 한류는 존재한단걸 알 수 있다.
미국 물가를 생각하면, 북창동 순두부의 가격은 비싸지않다! 그리고 특정 재료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기도 하는 외국인들을 고려한것인지, 기본 순두부를 베이스로 다양한 베리에이션도 존재한다. 특이했던건, 외국인들에게 한국음식 진입 입문코스라고 할 수 있는 "김 순두부"가 있었다는것. 김으로 도대체 어떻게 순두부찌개를 끓인다는건지 너무나 궁금했지만, 우리에게 중요한건 호기심 충족이 아닌 제대로된 "한국음식" 한상이었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인앤아웃과 달콤한 스테이크 소스에 질린 우리는, 각자 의 취향에 맞는 순두부 하나씩과 갈비, 제육을 주문했다.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걸리진 않았지만, 여행으로 지친 몸과 한식을 향한 강한 열망은 10분이 한시간처럼 느껴질정도였다. 그렇게 나온 북창동 순두부 한상은 사진으로 보듯, 윤기와 향이 매우 훌륭했다.
한국에서 흔하디 흔하게 보는 음식들임에도, 낯선 미국땅에선 정말 진귀한 임금님 수랏상같이 보였다.
코를 찌르는 순두부의 냄새와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갈비 한점만 있으면 세상 두려울게 없을것 같단 느낌이 들정도.
여행 중 밥을 먹던 뭘하던 수다가 끊이질 않았던 우리지만, 왠일인지 BCD에서 식사하는중엔 대화가 없었다. 그저 싹싹 비워진 밥공기와 처음 올때완 달리 검은 바닥을 보인 순두부 뚝배기가 남아있었을뿐. 나중엔 누가 먼저랄거없이 밥 한공기를 추가하고, 남은 찬들을 싹싹 긁어먹을 정도였으니.
요즘도 미국 여행 10일을 함께한 넷이 모이면, 이런저런 관광지 이야기를 하다가도 북창동 순두부 이야기를 하곤한다. 실제로 한국에 와서도 같은 브랜드의 순두부집을 가보았지만... 왜일까, 미국에서 먹던 그 얼큰함과 깊은맛은 똑같은 사람들과 먹는데도 나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여행지어도 한국사람은 한국음식이 필요해서일까? 아니면 햄버거와 스테이크로 기름질대로 기름져버린 몸이 간절히 얼큰한 순두부 한숟갈을 기다려서였을까? 북창동, 아니 BCD에서 먹은 순두부 한그릇은 여행지에서 먹었던 가장 맛있는 음식중에 하나로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유학생, 그리고 이민자들에게도 큰 힘이 되어주는 북창동 순두부.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한류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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