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안나라수마나라, 당신은 마술을 믿습니까?

아이라이대 2022. 5. 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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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마술을 믿습니까?

최근 이태원 클라쓰,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이 히트를 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아무래도, 예전보다 훨씬 발전한 촬영기법과 CG덕에, 다소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웹툰의 연출이 자연스럽게 녹아날 수 있는 영향이 큰것 같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일상툰, 개그툰이 주를 이뤘던것과 달리, 웹툰계 자체도 왠만한 드라마 못지 않은 스토리 라인을 자랑하는 대작들이 늘어나고 있기도 하고.

최근 주가는 휘청거리고 있지만, 넷플릭스는 이런 탄탄한 스토리의 국내 웹툰을 가장 영리하게 잘 활용하고 있는 회사가 아닐까 싶다. 2020년 스위트홈을 시작으로,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유명한 웹툰들을 하나하나 실사화화며 꽤 재미를 보고 있다. 그리고 이번 5월엔, 특유의 작화와 스토리라인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하일권 작가의 "안나라수마나라"가 공개되었다.

안나라수마나라 줄거리

우선 드라마 소개 시놉시스를 보면 아래와 같은데, 보다 살짝의 디테일을 더해보자면

"여고생 소녀가장 윤아이, 그리고 신념없이 정해진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나일등이 비현실적 마술사 ㄹ을 만나고 생긴 이야기"

정도로 요약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꿈을 잃어버린 소녀 윤아이와 꿈을 강요받는 소년 나일등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이 나타나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뮤직 드라마

대충 줄거리만 들으면 뭔가 교훈적이고, 판타지스러운 전개가 예상되겠지만, 의외로 현실적인 부분들이 많이 녹아있는 웹툰이기도 하다.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소녀가장 윤아이는, 사실 알고보면 모든걸 "내가 나쁜것, 내가 잘못한것"이라고 자책하는 여린 학생이고,

엄친아처럼 보이는 나일등 역시 목표만 생각하느라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는 불쌍한 완벽남다.

폐쇄된 유원지에 나타나며,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마술을 믿습니까?"라는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를 하는 "현실 속에 존재하는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마술사 ㄹ 역시, 과거 현실의 아픈 기억을 비현실적인 마술로 없애고자 하는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도와주세요

네가 진짜 마술사라면 날 좀 도와줘

네가 진짜 마술사라면 햄버거 사장님때 처럼 저 사람들도 없애줘

네가 진짜 마술사라면 우리집 빚도 좀 갚아주고

네가 진짜 마술사라면 이 지긋지긋한 가난의 저주도 풀어줘

그럼 마술을 믿을게

안나라수마나라를 가장 잘 표현하는 대사가 바로 이게 아닐까 싶다. 고등학생이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벅찬, 그리고 잔인한 환경 속에 기댈곳 하나 없는 주인공 윤아이가 마음 속으로 외치는 독백이자, 웹툰을 가장 잘 나타낸 명대사이기도 하다.

장난감 공장을 하다가 무책임하게 도망쳐버린 아버지, 그리고 현실을 내팽겨치고 도망친 어머니 탓 대신, 항상 자기가 더 열심히 해야하고, 자신이 잘못한것이라고 스스로를 탓하던 윤아이가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의지하고, 도움을 간절히 바라는 장면이기도 하다.

어른이 되어가며, 우리는 남 탓을 하기보단 스스로에게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곤 한다.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주인공과, 현실을 도망쳐 비현실로 들어간 마술사 ㄹ의 대화와 관계를 보며 "진정한 어른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웹툰이 바로 안나라수마나라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웹툰을 본진 상당히 시간이 지났고, 드라마도 아직 제대로 정주행한것은 아니지만 뭔가 기억이 새록새록해서 블로그 포스팅을 먼저 해보았다. 요즘 안나라수마나라는 연극으로도 한다는데, 한번 방문해서 관람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아, 그리고 넷플릭스가 나름 마케팅에 상당히 돈을 쏟고있는 드라마이기도해서, 아시아권에선 어느정도 중박정도까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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