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따라

본디 Bondee :: 인스타그램의 대항마는 탄생할 수 있는가

아이라이대 2023. 3. 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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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결혼식에서 오랫만에 만난 회사 동기들이 한참을 본디(Bondee) 아바타 만들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았다. 2000년대를 휩쓴 싸이월드스러운 미니룸 꾸미기 기능, 그리고 마찬가지로 미니미를 닮은 앙증맞은 아바타까지. 본디는 확실히 3040 세대까지 이끄는 무언가가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였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되었다. 2023년 1월 국내에 정식 론칭된 본디는, 2월달 누적 다운로그 500만건을 넘길정도로 폭발적인 화력을 자랑했다.

일별 다운로드가 가장 높을때는 거의 8천회에 육박할 정도였으니, 가히 근래 출시된 서비스 중 파괴력은 가장 강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이 파괴력은 세달을 넘기지 못했다.

 

하루 다운로드 수가 8천회에 육박했던 본디는, 한달만에 그 수치가 절반으로 감소했다. 실제로 한참 핫했던 내 본디 계정 속 친구들 역시, 접속 안한 흔적이 만연하다. 그렇다면 본디의 화제성은 왜 이리 짧았던 걸까?

제페토보다 단순하고, 싸이보다 복잡하다

 

국내 메타버스 서비스 중 가장 규모가 큰 제페토 이용자는 대부분이 10대다. 20대만 넘어가도, 광활한 제페토 월드에 쉽게 적응하기 어렵다. 각종 사업이 성행하는 신문물이란걸 누구나 알고 있지만, 확실히 진입장벽이 있다.

 

본디는 이런 점에서 확실히 경쟁력이 있는, "단순한 메타버스" 혹은 "진화한 싸이월드"에 가까운 서비스였다. 기분에 따라 상태메세지를 설정하고, 친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장난치기 좋은 서비스기기에 30대 이상의 유저들도 향수를 느끼고 접근했다.

 

하지만 이는 금새 흥미가 떨어지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은 로딩 시간이 제법 걸리는 본디보단, 여전히 익숙한 카카오톡을 선호했다. 즉, 본디는 한순간의 흥미요소 이상의 무언가를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장점일까? 단점일까? 친구 수 50명 제한

 

일상 속 소통의 공간이 되기 어려운 점은 "폐쇄성"에도 있다. 본디 속에서 이용자는 딱 50명까지만 친구를 추가할 수 있다. 이러한 폐쇄성은 사회적 체면을 버리고 자신의 아바타를 맘껏 꾸밀 수 있는 자유는 주었지만, 일상 속 주된 소통의 수단이 되는덴 제약이었다.

 

또한, 이러한 폐쇄성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디가 주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데 있어서도 어느정도 제약이 될 가능성도 있다. 추천코드를 통해서 가입 가능했던 클럽하우스는 특유의 폐쇄성과 유명인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대중성의 결여로 금새 사그라들었다.

 

폐쇄성은 초반 플랫폼을 바이럴하는덴 좋은 수단이지만, 장기적인 서비스 운영과 상업화에 필요한 인플루언서의 탄생을 막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이 아무리 하락세라고 해도, 여전히 엄청난 광고수익을 거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디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지난해, 유럽에선 비리얼(BeReal)이란 어플이 화제가 되었다. 푸쉬 알람을 통해, 필터 없이 꾸미지 않은 일상을 공유하는 서비스였고, "인스타와 달리 가식이 없다"라는 인식 덕에 본디보다 큰 화제성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출시 후 1년이 지난 지금, 비리얼은 예전만큼 유저의 참여도나 화제성이 높지 않다. 잠시간의 화제성과 플랫폼의 지속가능성은 명백히 다른 이슈라는 증거기도 하다.

시장은 꾸준히 인스타그램의 대항마가 될 경쟁자를 찾고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틱톡은 정치적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외 신규 대항마들은 부족한 지속성과 확장성에 신음하고 있다.

 

이제 출시 4개월차에 들어선 본디가 1년 뒤 어떤 서비스로 기억될진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과연 인스타그램의 대항마가, 어떤 형태의 서비스가 될 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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