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LVMH :: 베르나르 아르노의 럭셔리 제국과 MZ세대

아이라이대 2023. 4. 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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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요?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디올(Dior)이 뭔진 알죠

택시기사의 한마디, 럭셔리 산업의 역사를 바꾸다

 

일론 머스크와 세계 1위 부자를 두고 경쟁하는, 럭셔리 왕국 LVMH의 수장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가 "명품 사업"을 시작하게 만든 한마디다. 당시 건설회사를 물려받아 경영 중이던 베르나르 아르노는, 뉴욕 출장 중 한 택시 운전사가 "프랑스에 대해선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디올은 안다"라고 말한데서 충격을 받아 명품 사업을 시작했다.

 

물론, 명품 산업이 하고싶다고 바로 살 수 있는건 아니다. 하지만 베르나르 아르노에겐 수많은 부동산과 자금력이 있었고, 때마침 디올의 모회사였던 부삭(Boussac)이 1984년 파산 직전에 몰렸다. 그렇게 아르노는, 생각보다 손쉽게(?) 디올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뒤 이어, 1989년엔 LVMH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루이비통, 그리고 모엣헤네시 회장간의 갈등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적대적 인수에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10년이 안되는 짧은 시간에, 베르나르 아르노는 건설업에서 명품산업으로 완전히 방향을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캐시미어를 걸친 늑대" 럭셔리 시장을 장악하다

 

시장은 베르나르 아르노를 "캐시미어를 걸친 늑대 (Wolf in Cashemere)"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럴만도 한게, LVMH 인수 후 베르나르 아르노는 마크 제이콥스, 지방시, 펜디, 불가리 등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브랜드를 차례대로 인수해 나가기 시작했다. 1981년, 무명의 택시기사와의 대화에서 시작된 아르노의 럭셔리 사업이 30년만에 약 550조 이상의 가치를 지닌 "공룡"으로 성장한 것이다.

 

아르노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명품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경쟁이 무색할 정도로 어마무시한 브랜드와 기업 규모를 갖추고 있기에, 무리한 가격경쟁보단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젊은 소비자들이 명품에 관심을 가지며, 아르노의 LVMH는 전성기를 뛰어넘는 황금기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늑대의 아들, 스타트업 정신을 불어넣다.

 

하지만 캐시미어를 걸친 늑대도, 흘러가는 세월은 막지 못한다. 여전히 활동력 넘치는 건재한 모습을 과시하고 있긴 하지만, 세간은 슬슬 아르노의 후계자가 누가 될지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건 알렉상드르 아르노((Alexandre Arnault), 아르노의 둘째 아들이다.

 

올해 서른살이 된 알렉상드르 아르노는 현재 티파니 앤코의 부사장으로 재직중이다. 그는 특유의 젊고 역동적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알렉상드르는 120년의 역사를 지닌 독일의 여행용 캐리어 전문브랜드 "리모와(Rimowa)"의 인수를 성공하고, CEO로 일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알렉상드르는 직접 리모와의 인수전에 참가하는 열정을 보였고, 인수 후에 CEO를 맡으며 대대적인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그는 120년의 역사가 고집이 되면 안된다는 마인드로, 인수와 동시에 뉴욕의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과의 콜라보를 시작했다. 전통이 있는 브랜드였던만큼, 회사 대내외적 반발이 상당했다. 백년이 넘는 시간동안 장인정신으로 캐리어를 만들어온 리모와에, 역사도 없는 스트리트 브랜드의 디자인이 들어간다는건 리모와 직원들에겐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알렉상드르는 특유의 리더쉽을 바탕으로 이를 강행시켰고, 리모와 X 슈프림 콜라보 제품은 출시 후 16초만에 완판되었다. 소비자가 어떤걸 원하는지 명확히 알고 강행하는 리더쉽의 좋은 예시가 생긴 것이다. 이 후로도 알렉상드르는 버질 아블로와의 콜라보, 미니 캐리어 출시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리모와를 트렌디한 브랜드로 탈바꿈 시키는데 성공한다.

LVMH의 넥스트 레벨, 그리고 티파니와 나이키의 콜라보

 

알렉상드르는 리모와 CEO 이후 티파니 앤코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다시금 그 젊고 트렌디한 감각을 뽐내고 있다. 그는 티파니가 가진 전통스럽고 오래된 이미지를 깨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동원하며 "브랜드를 젊게" 만들어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론, 비욘세와 제이지가 참여한 어바웃 러브(About Love) 캠페인이 있는데 유튜브 조회수만 무려 1700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직 리모와, 티파니 앤코가 커리어의 전부이기에 속단하긴 이르지만, 확실히 최근의 기류만 보면 아버지 베르나르 아르노가 잘 만들어둔 땅 위에, 알렉상드르가 새로움을 비료삼아 젊은층의 호응을 끌어내는 선순환적 사이클이 생겨나는듯 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티파니 앤코가 나이키와 콜라보하는 일은 알렉상드르 아르노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못했을 일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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